원생 춤과 노래 연습…‘김정은 동지의 유치원 방문 열렬히 환영’ 플래카드도
북한이 지원해 베트남 하노이에 설립된 ‘베트남-북한 우정 유치원’이 1일 아침 일찍부터 분주한 분위기여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방문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날 아침 일찍 기자가 찾은 ‘베트남-북한 우정유치원’은 입구부터 레드카펫이 깔려 있고 공연을 위한 무대도 마련돼 있었다.
무대 앞에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방문단의 방문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입간판이 서 있는 모습도 포착됐고, 빨간 리본을 묶은 의자 20여 개가 놓여 있었다.
유치원 관계자들은 무대에 걸 플래카드도 준비 중이었는데, 여기에는 “김정은 동지의 웰남(베트남의 북한식 표기)·조선친선유치원 방문을 열렬히 환영합니다‘라고 적혀 있었다.
한복과 베트남 전통 의상인 아오자이를 입은 원생들은 무대 앞에서 노래와 춤 연습에 여념이 없었다. 얼굴에는 베트남 국기와 인공기로 페이스페인팅을 한 아이들도 있었다.
정황상 원생들이 김정은 위원장 앞에서 공연하기 위한 준비로 분주한 것처럼 보였다. 교실 안과 복도에도 김일성 주석이 베트남에서 호찌민 주석을 만나는 사진 등이 걸려있었다.
한 유치원 교사는 취재진에 ”김정은 위원장이 오실 것“이라고 말했지만, ’언제냐‘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김 위원장이 이날 오전 유치원을 찾는다면 전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2차 정상회담이 결렬된 이후 첫 공개 행보로, 아이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모습을 통해 건재함을 과시하려 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취재진 앞에서 춤과 노래 연습을 하던 원생들은 이내 교실로 들어가 김 위원장의 방문이 임박하지는 않은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한편에서는 김 위원장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 후속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이날 오전에는 숙소에 머물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부터 베트남 ’공식 친선방문‘ 일정에 들어간다.
응오 티 민 유치원장은 ’북측에서 사전답사를 왔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니라며 ”김정은 위원장이 오기를 바라고, 김정은 위원장이 아니더라도 여동생이나 다른 사람이 올지 몰라 기다리는 것“이라며 ”공식 통보받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이 유치원은 1978년 3월 8일 북한이 지원해 설립됐다.
유아들의 낮잠을 위한 매트리스와 담요는 물론 수저와 식기까지 일상 비품의 대부분을 북한이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에는 2층 건물에 4개 반으로 문을 열어 유치원생 120명을 받았다.
지금은 17개 반으로 늘어 2∼5세 어린이 500명가량이 다닌다. 매일 영어 수업도 있다.
또 김치와 김밥 등 음식과 한복 등 복장을 통해 북한 문화를 배우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유치원에는 김 위원장의 조부인 김일성 북한 주석의 이름을 딴 ’김일성반‘이 있고, 벽에는 김 주석과 호찌민 전 베트남 주석의 초상화가 걸려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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