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와 北은 다르다…제재효과-핵개발 동기·수준 차이”

“리비아와 北은 다르다…제재효과-핵개발 동기·수준 차이”

신성은 기자
입력 2019-04-01 13:26
업데이트 2019-04-01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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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식 교수 논문서 리비아 모델 대북적용 어려운 이유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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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7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북미 2차 정상회담을 갖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로이터 연합뉴스
2월 27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북미 2차 정상회담을 갖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월 말 북미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건넨 ‘빅딜 문서’가 사실상의 ‘리비아식 비핵화 해법’으로 평가되는 가운데, 북한에 리비아 모델을 적용하기는 어렵다는 전문가 진단이 나왔다.

김근식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가 최근 펴낸 계간 ‘한국과 국제정치’에 ‘비핵화 모델의 사례와 교훈:문재인 정부의 ’코리아모델‘은 성공 가능한가?’라는 제목으로 실은 논문에서 북한과 리비아 상황의 차이를 지적했다.

대표적 ‘선(先) 핵포기-후(後) 보상’ 사례로 거론되는 리비아는 2003년 3월 당시 지도자였던 무아마르 카다피가 모든 대량살상무기의 포기 의사를 밝히고 그해 12월 핵물질과 핵시설 등의 포기를 선언한 데 이어,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감시하에 모든 핵시설을 해체하고 핵확산금지조약(NPT) 추가의정서에 서명함으로써 비핵화를 이행했다.

김 교수는 우선 핵개발 동기 면에서 리비아의 경우 아랍권에서의 영향력 확보인 반면 북한은 생존 문제였고, 핵개발의 단계 면에서 리비아는 ‘초기’였으나 북한은 이미 핵보유 상황이라는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리비아는 집요한 노력에도 핵무기와 핵기술 보유가 불가능했기 때문에 제재의 아픔과 미국발 군사적 위협 앞에서 보다 쉽게 핵포기를 선택할 수 있었지만, 북한은 체제와 맞바꿀 정도의 집착과 고난으로 핵미사일을 확보한 터라 쉽사리 핵포기 결정을 내리기가 어려울 것으로 김 교수는 전망했다.

리비아 모델의 핵심 성공 요인인 제재의 효과 면에서도 북한은 리비아처럼 결정적이지 않다고 김 교수는 분석했다.

그는 “북한이 핵포기를 결정하려면 제재로 인해 견디기 힘들 정도가 오랫동안 지속되어야 하며, 제재의 효과로 북한이 핵포기를 통해 얻는 이익에 대한 기대가 작동해야 하는데, 비핵화의 과정과 제재 해제는 부분적·단계적으로 맞물릴 수밖에 없기 때문에 북한이 선제적으로 단기간에 완전한 비핵화를 실천하기 전에는 단번에 전면 해제를 통해 원하는 기대효과를 얻기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또 북한이 힘들어하는 광산물, 수산물, 노동력 수출과 석유제품 수입 제한 등의 강력한 제재는 사실상 2016년 이후 시작돼 아직 시행 기간이 5년도 되지 않았고, 중국과 북한의 혈맹관계는 여전히 직·간접적인 대북 우회지원을 가능케 하고 있다고 김 교수는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 교수는 비핵화와 북한의 안보위협 해소를 동시에 진행하는 문재인 정부의 해법을 비핵·평화의 ‘코리아모델’로 명명하며 “코리아모델의 성공에 가장 중요한 관건은 결국 비핵화 과정과 평화체제 과정이 단계마다 동시 교환될 수 있느냐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김 교수는 “비핵화와 평화체제 그리고 한미동맹의 지속은 동시에 달성할 수 없기 때문에, 비핵·평화의 코리아모델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한미동맹의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논리로 귀결된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김 교수는 “이른바 ‘평창 임시평화체제’가 형성될 수 있었던 것도 한국정부가 한미동맹의 수정, 즉 한미연합훈련의 연기를 선택함으로써 시작됐다고 본다면, 남북·북미 정상회담을 통해 비핵화와 평화체제의 동시병행이 순조롭게 진전되기 위해서는 결국 한미동맹의 형태 변화 향방이 핵심변수가 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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