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무임승차 없애라”… 대선 뒤 세대갈등 폭발

“노인 무임승차 없애라”… 대선 뒤 세대갈등 폭발

입력 2012-12-24 00:00
업데이트 2012-12-24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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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털 청원글 1만여 서명

18대 대통령 선거에서 극명하게 드러난 세대별 이념 차이가 대선 이후 세대 간 갈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에는 대선 직후인 20일 ‘좋은 일만 생긴다’라는 네티즌이 “지하철 노인 무임승차 폐지해 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을 올렸다. 23일 오후 3시 현재 9681명이 서명했다. 이 네티즌은 “노인들이 국민 복지에 대해 달갑게 생각하지 않으니 이들이 즐겨 이용하는 무임승차제도를 폐지해 달라.”면서 “이래야 복지가 어떤 것인지 코딱지만큼이라고 느끼시려나?”라고 적었다. 노년층이 보편적 복지에 반대하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에게 표를 몰아줬으니 이들이 누리는 복지 혜택을 없애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에 또 다른 네티즌은 댓글에서 “노인네들 무상보육, 반값 등록금 반대했으니 무임승차와 노령연금도 폐지합시다.”라고 주장했다. ‘좋은 일만 생긴다’ 외에도 조준혁씨 등 네티즌 10여명이 다음 아고라에 노인 지하철 무임승차 폐지를 청원하는 글을 올렸고 적게는 수백명, 많게는 1000여명 이상의 네티즌이 서명했다.

노인복지법 등 법령에 따라 65세 이상 노인과 국가유공자, 장애인은 지하철 무임승차 대상자로 분류돼 지하철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노인 지하철 무임승차제도와 함께 기초노령연금제도 폐지를 주장하는 네티즌도 나타났다. 아이디 ‘무장신공’은 21일 다음 아고라에 “기초노령연금제도 폐지를 원합니다.”라는 청원을 올렸다.

그는 “투표에서 보듯이 노인들은 다들 살 만한 재력가임이 분명하다.”면서 “복지는 포퓰리즘이라고 하는 분들에게 그 혜택을 거둬들여야 할 때가 왔다.”고 주장했다. 일부 네티즌이 세대 간 갈등을 우려하며 “우리도 언젠가 늙을 텐데 어차피 미래에 우리가 받을 복지다. 자제하자.”라는 댓글을 달기도 했지만 큰 호응을 얻진 못했다.

대한노인회 측은 반발하고 나섰다. 정재영 대한노인회 경로국장은 23일 “기초노령 연금제도와 노인 지하철 무임승차제도는 사회적인 공감대를 형성해 법과 정책으로 이미 시행되고 있는 것”이라면서 “젊은 세대의 논쟁에 휘말릴 가치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문가들도 대선 이후 가시화된 세대 간 갈등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신광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세대 간 갈등이 현재 사회적으로 굉장히 심각한 수준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면서 “복지정책에서 부담은 젊은 세대가, 혜택은 노인 세대가 누릴 수밖에 없다 보니 부담과 혜택 주체를 둘러싸고 반발이 있을 수밖에 없지만 지금과 같은 논쟁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이범수기자 bulse46@seoul.co.kr

2012-12-24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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