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中 정상회담] 中 관영언론 ‘반기’?

[北·中 정상회담] 中 관영언론 ‘반기’?

입력 2010-05-07 00:00
수정 2010-05-07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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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박홍환특파원│관영 신화통신, 중국중앙방송(CCTV),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등 중국의 대표적인 3대 관영언론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방중 사실에 대해 6일 현재까지 입을 닫고 있다. 중국 정부도 관례대로 김 위원장의 방문에 대해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고(NCND) 있다. 중국 내에서 김 위원장의 방중은 여전히 ‘공식적’으로는 이뤄지지 않는 외교행위일 뿐이다.

실제 지금까지 네 차례 이뤄진 김 위원장의 방중은 모두 ‘비공식 방문’이었다. 중국 정부는 “평양에 도착할 때까지 방문 사실을 밝히지 말아 달라.”는 북한측 요청에 따라 관례적으로 그의 방중 사실을 비밀에 부쳐 왔다. 어느 언론도 김 위원장의 방중 관련 소식을 정부 발표 이전에 알리지 않았다. 중국인들이 김 위원장의 방중 사실을 알 수 있는 길이 없었다.

그렇지만 이번에는 사정이 달라졌다. 일부 관영 언론이 도발(?)했다.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환구시보와 영자지 글로벌타임스 등은 김 위원장이 단둥(丹東)역에 도착한 3일부터 한국 언론들의 보도를 인용, 간접적으로나마 김 위원장의 방중 소식을 전했다. 환구시보는 지하철 가판대 등에서 판매되는, 가장 대중적인 신문 가운데 하나다.

인터넷을 통해서도 김 위원장의 방중 소식이 자세하게 전파되고 있다. 북한 소식 전문 사이트인 ‘조선중국’은 비록 외국 언론을 인용하고 있지만 김 위원장의 방중 동정을 속속 올려 회원들의 토론을 유도하고 있다. 6일부터는 텅쉰(騰訊) 등 인터넷포털까지 환구시보의 보도를 전재하기 시작했다. 중국인들은 대부분 김 위원장의 방중 사실을 알고 있다.

정보기술(IT)의 발달과 누리꾼의 급증이 이런 변화를 유도했지만 어느 정도 이를 용인한 중국 정부의 달라진 모습도 배경으로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의 누리꾼은 지난달 이미 4억명을 넘어섰다. 어떤 일도 비밀에 부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베이징의 한 외교소식통은 “환구시보 등이 당국의 통제를 받는 대표적인 언론매체라는 점을 감안하면 큰 변화”라면서 “이쯤 되면 중국 정부로서도 나중에 일괄발표하는 게 겸연쩍지 않겠느냐.”고 해석했다.

stinger@seoul.co.kr
2010-05-07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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