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재해 취약한 亞… 국가간 재난 공동대처 기틀

자연재해 취약한 亞… 국가간 재난 공동대처 기틀

입력 2010-10-29 00:00
업데이트 2010-10-29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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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선언문 채택 폐막

한국이 방재 기술 보급에 있어서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의 가교 역할을 담당한다. 28일 인천 송도에서 4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폐막한 제4차 유엔 재해경감 아시아각료회의(AMCDRR)에서 참가국들은 기후변화 대응 및 방재역량 제고, 관련 기술과 정보의 공유, 재해위험을 고려한 개발 정책을 마련한다는 내용의 ‘인천 선언문’을 채택했다.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기술과 정보를 담은 플랫폼을 내년 6월까지 개설하고, ‘기후변화 적응과 재해경감을 위한 개발정책 지침서’를 내년 10월 작성하기로 하는 등 향후 실천계획도 만들어졌다. 플랫폼과 지침서 작성에는 우리나라 소방방재청이 주도적 역할을 하게 된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의장국으로서의 위상을 높이고 안전한 한국의 이미지 조성에도 기여했다는 평가다.

●소방방재청 실천계획 주도

기후변화를 둘러싼 지구촌 회의는 여러 번 열렸다. 그러나 합의점을 도출하는 데는 번번이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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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연수(가운데 단상) 소방방재청장이 28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제4차 유엔 재해경감 아시아각료회의(AMCDRR)’ 폐막식에서 선언문을 낭독하고 있다. 이호정기자 hojeong@seoul.co.kr
박연수(가운데 단상) 소방방재청장이 28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제4차 유엔 재해경감 아시아각료회의(AMCDRR)’ 폐막식에서 선언문을 낭독하고 있다.
이호정기자 hojeong@seoul.co.kr
기후 변화에 일정 정도 책임이 있는 선진국과 피해에 취약하게 노출돼 있는 개발도상국 간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제15차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당사국 총회에선 탄소절감 목표를 둘러싸고 개도국과 선진국 간 의견차가 커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달 초 열린 중국 톈진 회의도 마찬가지였다.

선진국의 재정 지원과 기술 이전 규모가 가장 큰 걸림돌이었다. 개도국들은 기후변화를 야기한 이산화탄소 배출을 선진국이 주도했고, 그 피해를 기술개발 수준이 낮은 개도국이 당하고 있는 만큼 선진국이 많은 지원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선진국은 지나친 희생을 강요한다는 입장이다.

●대륙차원 국가간 최초의 합의

28일 폐막된 각료회의에서는 선진국과 개도국 간 합의점이 도출됐다. 마가레타 월스트롬 유엔재해경감국제전략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기후변화 적응에 대한 대륙 차원의 국가 간 최초 합의”라며 “이번 성과가 2년마다 열리는 세계재해경감대회에서 연계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박연수 소방방재청장은 “기후변화 재해에 가장 취약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공동의 해결방안을 제시한 것이 큰 의미”라고 강조했다.

●회의중 印尼에 쓰나미

다음 회의는 이번 회의 진행 중 쓰나미가 발생, 수백명의 피해자가 발생한 인도네시아에서 열린다. 인도네시아 재난관리위원회 대표는 폐막식에 참석하지 못하고 급히 귀국했고 부대표가 수락연설을 했다. 이에 따라 회의 현장에서는 쓰나미에 대한 관심이 한층 고조됐다. 수겡 트리토모 인도네시아 부대표는 수락 연설에서 “재해는 언제든 일어나고 국가 개발에 영향을 미친다.”며 “이번 재해는 기후변화회의가 반드시 행동계획으로 이어져야 하는 것을 입증했다.”고 밝혔다.

●5년간 대형재해의 66% 亞서 발생

기후변화로 인한 자연재해는 전 세계적 현상이지만 유독 그 피해는 아시아에 집중된다. 소방방재청에 따르면 1980년부터 최근 30년간 전 세계 자연재해의 38%가 아시아에서 발생했다. 하지만 피해자 수에서는 아시아가 90% 가까이 된다. 지난해 발간된 ‘재해위험감소에 대한 세계평가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5년간 1만명 이상의 사망자를 낸 6번의 재해 중 4건이 아시아에서 발생했다.

지난여름 한달간 지속되면서 1600여명이 숨지고 2000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한 파키스탄의 대홍수. 지구 온난화로 불안정해진 제트 기류가 일차적 원인이지만 피해를 키운 것은 2007년 신도시를 건설하면서 160만그루의 나무를 벌목했기 때문이다.

●아태지역재해 체계적 조사하기로

개발도상국 입장에서는 성장을 포기할 수 없는 만큼 개발은 필수다. 그러나 계획되지 않는 개발은 재해의 취약성을 높인다. 재해에 노출되지 않고 개발을 진행하려면 어떤 대책이 필요한지 고민하기에는 개도국의 경험은 너무 적다. 아시아 각료회의는 우선 아태 지역 재해에 대한 체계적 조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앞으로 3년간 10억원 이상을 투자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필리핀 마닐라 등 기후 변화로 피해가 심각한 해안도시를 대상으로 위험분석도를 조사한다.

●각국 공무원 교육 한국이 맡아

해당 국가 공무원에 대한 교육도 한다. 인천 송도에 있는 국제재해경감연수원에서 부탄, 캄보디아, 파푸아뉴기니 등 아태 지역의 기후변화 취약국 19개 국가 공무원 200명이 교육을 받게 된다. 이 업무는 우리 소방방재청이 맡는다.

전경하·박성국기자 lark3@seoul.co.kr
2010-10-29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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