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의 육군교도소 잊어주세요”

“공포의 육군교도소 잊어주세요”

입력 2012-02-22 00:00
업데이트 2012-02-22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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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치료로 마음 열고… 자격증 취득으로 희망 품고…

“시금치 오래 삶으면 어떻게 되는지 아세요? 비타민C가 파괴돼서 좋지 않아요.”

21일 경기 이천시 장호원읍 육군교도소에서 만난 수감자 이모(38)씨는 요리 강의를 하면서 새로운 인생을 꿈꾸고 있다. 2년 정도의 수감 생활 동안 한식조리사 등 자격증만 3개를 취득했고, 육군교도소가 마련한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동료 수감자에게 특강도 한다. 이씨는 “인터넷 교육 등을 통해 자동차 정비 기능사와 이용사, 한식조리사 자격을 모두 취득했다.”며 “내년 봄에 출소해서는 새 인생을 살겠다는 희망을 품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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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언론에 공개된 경기 이천시 장호원읍에 위치한 육군교도소에서 수감자들이 가족 관계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육군교도소 제공
21일 언론에 공개된 경기 이천시 장호원읍에 위치한 육군교도소에서 수감자들이 가족 관계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육군교도소 제공
국방부가 군 범죄자를 수용하는 유일한 전문 교정기관인 육군교도소를 이날 언론에 공개했다. 과거 ‘인권 사각지대’로 악명 높던 육군교도소가 설립 63년 만에 다양한 프로그램을 도입하며 변화하고 있다. 기자가 찾은 수감동 한쪽에서는 ‘웃음치료’가 한창이었다. 권영세(54) 웃음치료사의 지도에 따라 10명 남짓한 수감자들이 율동에 맞춰 노래를 부르고 박수를 치며 활짝 웃었다. 권씨는 “수감 생활로 우울해지기 쉬운 장병을 돕고 싶어 자원봉사로 치료를 맡게 됐다.”고 말했다.

육군교도소는 수감 장병의 자기 계발을 위해 다양한 교육을 도입했다. 수감자 대부분이 군 생활 부적응으로 인한 군무이탈자라는 점에 착안해 어학·공인중개사 교육과 자동차 정비 등 8개 종목 자격증 취득 강좌도 열었다. 지난해에만 134명의 수용자가 각종 자격증 시험에 합격했다. 다음 달부터는 교도소 내에 고시원을 열어 검정고시 응시자들의 교육을 지원하기로 했다.

수용자 1인당 하루 급식비는 6155원으로 민간 교도소(1인당 3602원)의 1.5배를 넘는다. 교도소 내에서는 매점 이용과 신문 구독, 케이블 TV 시청도 가능하다.

가족을 면회할 수 있는 기회도 대폭 늘렸다. 성규선(50) 교도소장(중령)은 “가족 관계를 회복하고 재소자의 재사회화를 돕기 위한 취지로 과거 폐쇄적인 육군교도소 이미지를 바꾸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육군교도소에는 120여명이 수용돼 있다.

하종훈기자 artg@seoul.co.kr

2012-02-22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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