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이용당하는 걸 피하라” 당부도

작년 12월 급사한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대량살상무기 개발을 마지막 유언으로 남겼다고 일본 주간지 슈칸분순(週刊文春)이 고위 탈북자의 말을 인용해 12일 보도했다.

잡지는 이날 최신호를 통해 김정일이 유훈에서 “핵무기와 장거리 미사일, 생화학무기를 계속 개발하고 확충하는 것이 한반도의 평화를 지키는 방범이라는 사실을 명심하고 절대로 방심하지 마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이 발언은 핵무장한 북한이 김일성 주석의 100번째 생일을 맞아 장거리 로켓 발사를 준비하는 가운데 나와 주목되고 있다.

잡지는 북한 호위사령부(경호실) 생명공학연구원 출신으로 북한을 탈출해 현재 한국 북한전략정보서비스센터 소장으로 있는 이윤걸(44)씨가 북한 최고위급 관리와 대단히 가까운 인물에게서 이 같은 내용의 김정일 유훈을 입수했다고 전했다.

이씨가 일한 생명공학연구원은 김일성과 김정일 부자의 건강과 장수 방법에 관한 연구를 맡아왔다고 한다.

북한에 남아있는 과거 동료와 아직 연락을 취한다는 이씨는 AFP 통신에 슈칸분순의 관련 기사가 정확한 것이라고 확인했다.

잡지에 따르면 김정일의 유훈은 “우리는 미국과 심리적 대결에서 승리해야 한다. 정당한 핵보유국으로 당당히 일어섬으로써 우리는 한반도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약화시키고 경제발전을 위한 외부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국제사회의 제재를 해제하도록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유훈에서 김정일은 최대 맹방인 중국에 대해 “지금 우리와 가장 가까운 관계를 맺고 있지만 장래에는 가장 경계할 필요가 있는 나라가 될 수 있다”며 “역사적으로 중국이 우리나라에 어려움을 강제해온 사실을 가슴에 새기고 주의하라…. 중국에 이용당하는 것을 피하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아울러 김정일은 후계자인 아들 김정은을 떠받칠 간부로서 “노동당에선 김경희와 장성택, 최룡해, 김경옥을, 군에선 김정각과 리영호, 경제 분야에서는 최영림과 김창룡 등”을 거론했고 “당 군 보위사령부를 비롯한 중추기관이 김정은의 안전과 안녕을 목숨을 바쳐 지킬 것”을 명령했다.

슈칸분순의 출판사 분게이순주(文藝春秋)는 올해 초 도쿄신문 고미 요지(五味洋治) 기자가 김정일의 장남 김정남과 나눈 이메일과 인터뷰를 토대로 쓴 ‘우리 김정일과 나’라는 책을 발간한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