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장교, 부대 상관에 수차례 시달리다…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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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8-13 00:00
업데이트 2014-08-13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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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하 성희롱 혐의 대대장 보직 해임

육군 모 부대 대대장이 여성 장교를 성희롱한 혐의로 보직 해임됐다. 이 장교는 4년 전에도 여성 장교를 희롱하다 해당 장교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실이 13일 밝혀졌다.

육군 모 부대 대대장 A소령(45)은 지난 4월 인천에 있는 부대 내에서 부하 여성 장교에게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모욕적 언행을 일삼으며 성희롱한 혐의를 받고 있다.

피해 여성 장교는 A소령의 성희롱·언어폭력 등에 시달리다가 부대 내 여군고충상담센터에 이 같은 사실을 털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군 당국은 A소령에 대한 조사를 거쳐 지난 6월 A소령을 보직해임하고 징계위원회를 열어 정직 3개월의 중징계를 내렸다.

A소령은 4년 전 강원 화천 전방부대 근무 당시 여군 장교를 성희롱해 피해 여군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실이 추가로 드러났다.

국민권익위원회와 피해 여군 장교의 유족에 따르면 A소령은 부하 여군 장교인 심모(당시 25세) 중위를 성희롱했다. 당시 심 중위는 이를 괴로워하다가 목숨을 끊은 것으로 알려졌다.

화천 전방부대 여군 장교 사망 사건은 4년 전인 2010년 3월 20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화천의 한 부대에서 근무하던 심 중위는 이날 오후 1시 30분 쯤 부대 인근 야산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등산복 차림의 심 중위가 군화 끈으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되자 군 당국은 수사에 나섰다.

그러나 이 사건 일주일 뒤 발생한 ‘천안함 피격 사건’으로 심 중위 사망 사건은 세상에서 잊혔다.

애지중지 키운 딸을 군에 보낸 심 중위의 어머니 강모(56)는 딸의 억울한 죽음을 밝히려고 백방으로 노력했지만 쉽지 않았다.

이후 지난해 2월 강원 최전방 부대에서 근무하다 임신 중 과로로 숨진 이신애 대위의 순직 사건을 계기로 강씨는 지난 5월 국민권익위원회를 찾아가 ‘딸의 억울한 죽음을 밝혀 달라’며 진정서를 냈다.

국민권익위원회는 4년 전 심 중위 사망 사건 수사기록 등을 재조사한 끝에 A소령이 심 중위를 상대로 성희롱 등 성 군기를 위반한 사실을 군 당국이 그해 7월 적발한 점을 확인했다.

군 당국은 이 사실을 내부 보고를 통해 당시 사단장에게까지 보고했으나 A소령은 ‘구두 경고’에 그쳤다.

결국 A소령은 당시의 성 군기 위반과 그에 따른 부하 여군 장교의 사망에도 아무런 불이익도 없이 군 생활을 이어갔다.

심지어 지난해에는 중령으로 승진 예정되는 등 승승장구했다.

그 사이 A소령은 4년이 지나서도 인천에서 부하 여군 장교를 상대로 또다시 성희롱을 일삼은 것으로 드러났다.

심 중위의 어머니 강씨는 “딸이 죽기 일주일 전에 휴가를 나와서 ‘너무 힘들다. 부대에 들어가고 싶지 않다. A소령을 죽이고 싶을 정도’라고 토로했다”며 “하지만 군 당국은 딸이 죽고 나서도 A소령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았고, 조사 결과도 전혀 알려주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는 “딸의 억울한 죽음을 밝히는데 4년이 넘게 걸리다니 너무나 원통하다”고 밝혔다.

군 당국은 조사 결과 죄질이 중하다고 판단되면 A소령에 대해 현역복무 부적합 심의위원회를 열 예정이다. 현역복무 부적합 판정을 받으면 불명예 전역을 해야 한다.

A소령은 성희롱 사실이 없다며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의 한 관계자는 “신체접촉 등 직접적인 성추행이 없었다 하더라도 성(性) 군기 위반사건에 대해서는 ‘무관용의 원칙’을 적용해 관련자를 엄중 처벌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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