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대화 실마리 풀려면 이산가족 문제 키워드돼야”

“남북 대화 실마리 풀려면 이산가족 문제 키워드돼야”

입력 2015-01-03 00:14
업데이트 2015-01-03 02:25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고위당국자 “회담 성사 때 의제로” 이견 없는 매개로 외연 확대 의도

남북 당국 간 대화가 성사될 경우 정부는 이산가족 문제를 의제로 내세워 대화 분위기를 풀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2일 “이산가족 문제를 지금 해결하지 못하면 우리 민족은 역사에 부끄러움을 안고 가야 한다”며 “아무리 전쟁을 했어도 최소한 이산가족의 한을 풀어 줘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와 관련, 당국 간 회담이 개최될 경우 이산가족 상봉 문제뿐 아니라 이산가족 전원의 전면적인 생사 확인과 서신 왕래, 수시 상봉행사 개최 등 전반적인 이산가족 문제 해결 방안을 북한에 제시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정부의 인식은 남북 간 모두 이견이 없는 이산가족 문제를 매개로 사회, 문화, 정치 분야 등으로 외연을 넓히려는 의도로 볼 수 있다. 특히 정부는 이산가족 문제 해결을 요구하며 대가로 쌀과 비료를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천안함 사건 이후 취해진 5·24조치에 따라 쌀과 비료 지원을 중단했다.

즉 이산가족 상봉이 이뤄지면 자연스럽게 쌀과 비료 등 지원을 재개해 북한이 원하는 5·24조치 해제도 검토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해 말 “이산가족 문제 해결을 위해 다른 부분에서 북한에 줄 수 있는 것이 있다면 적극 고려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통일부는 이 같은 관측에 선을 긋고 있다. 아직 당국 간 대화가 열리지도 않았는데 쌀과 비료 지원 등과 같은 말이 나오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뜻이다. 그렇지만 당국 간 대화가 재개될 경우 모멘텀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이산가족 문제를 논의하고 북한이 관심 있어 하는 경제지원 문제가 다뤄질 것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일부에서는 이산가족 문제보다는 좀 더 딱딱한 분야가 회담 테이블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한다. 정부 관계자는 “이산가족이 중점이 되기보다는 종합적인 회담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북한에서도 이산가족 문제를 받기보다는 고위급 접촉이 무산됐던 만큼 이를 복원하는 작업이 우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관련, 당국 간 대화가 재개될 경우 김 제1위원장이 언급한 것과 같이 정상회담 문제도 자연스럽게 논의될 가능성이 높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북한이 정상회담을 의미하는 것으로 생각되는 최고위급 대화까지 얘기했으니 이것까지 포함해 정치·군사 문제까지 다 얘기해 보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지만 북한이 당국 간 대화에 전제 조건을 붙인 것에 대해 정부는 거부감을 나타냈다. 임병철 통일부 대변인은 “북한은 아무런 조건 없이 대화에 나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2015-01-03 4면
많이 본 뉴스
‘민생회복지원금 25만원’ 당신의 생각은?
더불어민주당은 22대 국회에서 전 국민에게 1인당 25만원의 지역화폐를 지급해 내수 경기를 끌어올리는 ‘민생회복지원금법’을 발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민주당은 빠른 경기 부양을 위해 특별법에 구체적 지원 방법을 담아 지원금을 즉각 집행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반면 국민의힘과 정부는 행정부의 예산편성권을 침해하는 ‘위헌’이라고 맞서는 상황입니다. 또 지원금이 물가 상승과 재정 적자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지원금 지급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찬성
반대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