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리졸브·독수리 등 3대 훈련 역사속으로
대북 유화책 차원… 美방위비 압박도 작용UFG 대신 5월말 민·관·군 ‘을지태극연습’
테러·재난 대응 등 포괄적 안보 훈련으로
軍, 안보 우려에 “한미 공조는 이상없어”
한미가 ‘3대 연합훈련’ 중 하나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을 폐지하고 하반기에 새로운 연합 지휘소 연습(CPX)을 대체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한미는 지난 2일 연합훈련인 키리졸브 연습(KR)과 독수리 훈련(FE)을 폐지한 바 있어 3대 연합훈련이 모두 폐지되는 셈이다.
군 관계자는 6일 “한미 간 결정으로 올해부터 UFG는 사실상 종료될 예정”이라며 “대신 연합 지휘소 연습인 ‘19-2 동맹’ 연습을 시기와 규모를 결정해 하반기 중 실행할 계획”이라고 했다.
UFG 연습은 매년 한미가 유사시 작전 수행에 필요한 협조관계와 업무수행 절차 계획을 평가하고 개선하기 위한 목적으로 시행되는 훈련이다. 1954년부터 유엔사 주관으로 시행하던 포커스렌즈 연습과 한국 정부 훈련인 을지연습을 1976년 통합하면서 을지포커스렌즈(UFL) 연습으로 시작됐고 2008년 지금의 UFG 연습으로 명칭을 바꿔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한반도 안보상황 변화에 따라 한국 정부는 지난해 을지연습을 유예하고, 5월에 실시되는 한국군 단독 훈련인 태극연습과 통합해 실시하는 방향으로 계획해 왔다. 이에 따라 UFG 연습 중 한국 정부 훈련인 을지연습을 떼어내 태극연습과 통합한 민·관·군 훈련인 ‘을지태극연습’이 오는 5월 27일부터 30일까지 나흘간 실시된다.
새로운 을지태극연습은 외부로부터 무력공격을 격퇴하는 군의 독자적인 작전 수행 능력 배양과 테러, 대규모 재난 대응 등을 포함하는 포괄적 안보개념을 적용해 실시된다.
특히 올해 한미는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에 따라 하반기 연합 지휘소 연습에서 한국군 주도로 이뤄지게 될 전작권 검증 절차인 최초운용능력평가(IOC) 훈련을 병행해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전작권 전환 검증 절차는 최초운용능력평가와 완전운용능력(FOC) 평가, 완전임무수행능력(FMC) 평가 등 단계적으로 이뤄지는데 군은 올해 진행되는 최초운용능력평가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하반기 연합 지휘소 연습은 ‘19-1 동맹’ 연습과 같이 위기관리와 방어 개념의 작전 위주로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잇따른 연합훈련 폐지는 ‘하노이 회담’ 결렬에도 비핵화 대화 국면을 이어 나가기 위한 ‘대북 유화책’ 차원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와 함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합훈련 중단 배경으로 비용 문제를 연일 강조하고 나서면서 한국에 대한 방위비 추가 압박 의도도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김열수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안보전략실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하노이 회담 후 문재인 대통령에게 중재자 역할을 부탁하면서도 연일 전략자산 전개 비용 등을 언급하며 한국에 대한 압박을 통해 내년도 방위비 분담금을 증가시키려 하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연합훈련이 잇따라 폐지됨에 따라 우려의 목소리도 계속 나오고 있다. 아직 북한의 비핵화 조치가 확실히 담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섣부른 연합훈련 폐지 및 축소는 안보 공백 발생과 함께 한미 동맹이 흔들릴 수 있다는 비판이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한미가 외교적 노력을 뒷받침하고 새로운 안보환경에 맞는 형태의 훈련으로 대체한다는 것에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며 “대비태세와 한미 공조에는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2019-03-07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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