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책임론 소용돌이···野,야권통합 탄력 가능성

與,책임론 소용돌이···野,야권통합 탄력 가능성

입력 2010-06-03 00:00
업데이트 2010-06-03 0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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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권 여당인 한나라당의 사실상 패배와 민주당 등 야권의 승리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아진 ‘6.2 지방선거’는 이명박 정부 집권 중반기 민심의 현주소를 여과 없이 보여주는 바로미터로 받아들여진다.

 현 정권 중간평가,2012년 총선.대선 전초전,전.현 정권간 대결 등 복합적 성격을 띤 이번 지방선거 결과는 결국 민심의 소재가 정권 견제론에 바탕을 둔 ‘반여(反與)’ 내지 ‘비여(非與)’로 기울었음을 웅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날 자정 현재 한나라당은 16개 시.도 광역단체장 가운데 경기와 영남권 승리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는데 그쳤다.

 호남권 3곳을 빼고 거의 나머지 전 지역을 휩쓸며 대승을 거뒀던 지난 2006년과 완전히 상반된 결과임은 물론이고 텃밭이라고 자신하던 영남과 서울 강남에서도 비록 승리를 했지만 기대치를 밑도는 득표율을 기록했다.

 반면 민주당은 야권 연대를 포함해 텃밭인 호남 3곳에다 수도권에서도 승리하는 쾌거를 거뒀다.특히 한나라당 텃밭인 경남과 강원에서도 첫 승리를 거둘 가능성이 높아 화려한 부활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기초단체장과 광역.기초의원의 경우도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다.지난 지방선거때 서울 구청장을 싹쓸이했던 한나라당은 강남 3구를 제외하곤 사실상 이번엔 완패했다.

 한나라당은 50% 안팎의 높은 대통령 지지율과 천안함발(發) ‘북풍’(北風)에 힘입어 수도권 광역단체장 ‘빅3’를 포함해 대승을 자신했으나 결국 정권 견제 심리와 ‘숨은 5%의 야당 표’ 벽에 부딪혀 패배의 쓴잔을 마셨다.

 한나라당의 이 같은 참패는 여권의 국정운영 방식에 대한 국민의 준엄한 심판으로 해석된다.

 집권 초기 정국을 마비시켰던 광우병 ‘촛불사태’에 이어 4대강 사업과 세종시 수정안의 무리한 추진이 민심 이반을 초래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결과론적으로 북풍이 역풍으로 작용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일각에선 ‘선거의 여왕’인 박근혜 전 대표가 일절 나서지 않은 것도 패배의 한 요인이라는 지적을 제기한다.

 여권은 이번 선거 패배로 인해 심각한 후폭풍에 휩싸일 것으로 보인다.

 당장 정몽준 대표와 정병국 사무총장 등 지도부 책임론이 제기되면서 당은 전면쇄신 및 조기 전대 논란 속으로 급격히 빨려들 것으로 예상된다.그 과정에서 당내 역학구도도 일대 변화를 맞게될 전망이다.

 여기에다 책임론을 고리로 한 친이(친이명박),친박(친박근혜)간 해묵은 갈등이 재연될 공산이 커 당이 자칫 심각한 분열양상으로 흐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명박 대통령 입장에선 개각을 포함한 대대적인 국정쇄신 압박을 받게 될 것으로 관측된다.4대강과 세종시,행정구역개편,개헌 등 각종 개혁과제의 추진에도 부분적으로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없지 않다.

 물론 역으로 민심 수습 차원에서 각종 개혁과제를 더욱 강하게 밀어붙일 수도 있으나 이 경우 국정 주도권을 둘러싼 여야간 심각한 갈등이 예상된다.

 실제 민주당은 지방선거 승리의 여세를 몰아 정국 현안에 확실한 목소리를 내며 정국의 주도권을 잡으려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선거를 계기로 야권의 정치지형 재편 논의도 본격화될 공산이 크다.야권 후보 단일화를 통해 소기의 성과를 거둔 만큼 야권 통합론이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 과정에서 민주당은 고(故)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이후 구심점을 잃고 방황해 온 야권의 구심적 역할을 자임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으로 상황을 좁혀보면 선거를 총지휘한 정세균 대표의 위상이 강화되는 반면,당내 라이벌로 경기지사 선거에 사활을 걸었던 손학규 전 대표와,정 대표와 각을 세워 온 정동영 의원의 입지는 상대적으로 축소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주류-비주류간 갈등은 일단 수면 아래로 잠복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다만 정 대표의 8월 전당대회 출마가 확실시되는 가운데 당권을 둘러싼 이들 3인 간의 팽팽한 힘겨루기는 불가피해 보인다.

 이번 선거는 차기 대선구도에도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한나라당 우세의 현행 대선구도가 선거 패배로 일정부분 흔들릴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정몽준 대표는 리더십에 큰 상처를 입게 됐고,박근혜 전 대표는 선거에는 관여하지 않았으나 책임론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한편 이번 선거에서 영.호남 지역감정이 다소 옅어진 것은 고무적이라는 평가다.

 한나라당 텃밭인 경남에서 친노(親盧.친노무현) 무소속 김두관 후보의 당선이 유력한 것이나 민주당 텃밭인 광주와 전남.북에서 한나라당 후보들이 전국 단위 선거에서 처음으로 10%의 득표율을 기록한 것은 상징적 의미가 크다는 분석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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