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서 1박후 충청行..익산 전통시장서 바닥민심 살펴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가 18대 대선을 30여일 남기고 전국적인 민생투어에 들어갔다.경제위기론을 전면에 내세우고 본격적인 ‘민생 속으로’ 행보를 재개한 것이다.
박 후보는 첫 날인 12일 전북 익산을 방문하고 기차 편으로 광주로 이동해 광주역과 충장로에서 시민들을 만났다. 현지에서 하룻밤을 묵은 뒤 13일 대전ㆍ세종시ㆍ충남을 방문한다.
좀처럼 외부에서 숙박하지 않는 그가 1박2일 일정을 선택한 것은 4ㆍ11총선 막바지였던 지난 4월초 이후 7개월여만이다.
첫 행선지로 익산시 금마면 동고도리의 금마장날에 간 박 후보는 떡방앗간, 야채노점을 둘러보면서 민생을 살폈다.
푸른 점퍼에 갈색 바지를 입은 그는 장터에 도착하자 멀찌감치 떨어져 자신을 바라보는 시민들에게 다가가 악수를 청하거나, 손을 흔들었다.
한 방앗간으로 들어선 그는 주인이 건넨 현미 가래떡을 맛보면서 “떡국을 먹을 때도 현미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는데, 맛이 진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가게 주인의 안내를 받으며 직접 가래떡을 뽑아 찬물에 담그는 과정에 참여하거나, 떡을 주민과 동행 기자들에게 나눠주기도 했다.
그는 “전체적으로 경기가 살아야 장사도 잘 될텐데 요즘 경기가 좋지 않죠”라며 “민생경제를 잘 챙기겠다”고 말했다.
한 손님이 “요즘 가정이 해체되고 있을 정도”라며 경제난을 하소연하자 그는 “그 정도로 힘드냐”고 되묻기도 했다. 방앗간을 나오면서 지갑에서 현금을 꺼내 떡값을 지불했다.
그는 이어 한 상가건물 2층에서 상인들과 간담회를 갖고 2016년까지 한시법인 전통시장육성특별법의 시한 연장, 전통시장 시설 현대화에 대한 정부지원 확대 등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전통시장은 서민경제의 체온계나 마찬가지”라며 “이곳이 북적북적 활성화되면 국민의 생활이 그만큼 좋아진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박 후보가 민생투어 첫 방문지로 호남과 충청으로 잡은 것은 ‘국민대통합’에 속도를 내기 위한 차원으로 해석된다.
호남은 지난 17대 대선에서 당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8.9%를 득표했지만, 박 후보에 대한 호감도가 높아지면서 이번 대선에서는 ‘20%+α’를 내부 목표로 잡고 있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충청은 역대 선거에서 캐스팅보트를 쥐었던 지역이다.
새누리당이 최근 선진통일당과 합당한 것도 보수대연합을 기반으로 야권 단일화에 맞서겠다는 구상이었다. 박 후보는 충청 방문에서 세종시를 고리로 자신의 정치적 브랜드인 ‘신뢰정치’를 재부각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번 투어에서 가급적 많은 사람들을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바닥민심’을 살피는게 테마인 셈이다.
당 중앙선대위 권영세 종합상황실장은 선거 때마다 박 후보가 유권자와 악수하면서 심한 오른손 통증으로 고전했다며 “걸스카우트는 악수를 심장과 가까운 왼손으로 한다고 하는데, 박 후보와 악수할 때에도 손을 꼭 붙잡고 싶으면 왼손을 잡아달라”고 요청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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