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북한이 남한을 대하는 태도가 전형적인 ‘냉.온탕’ 스타일로 흘러 전문가들조차 다소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작년 말까지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의 이행을 요구하면서 현인택 통일부 장관을 실명으로 비난하던 북한의 태도가 갑자기 ‘유화 모드’로 돌아선 것은 올해 ‘신년공동사설’부터다.
이 공동사설에서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에 기초해 북남 관계를 개선하려는 우리의 입장은 확고부동하다”면서 “남조선 당국은 북남 공동선언을 존중하고 북남대화와 관계개선의 길로 나와야 한다”고 화해 제스처를 보인 것이다.
그 후에도 유화적 태도는 계속 이어져,11일에는 미국 등 정전협정 당사국들에 평화협정 회담을 ‘정중히’ 제안했고,13일에는 남한 측과 해외공단시찰 평가회의를 갖는데 동의했다.
또 14일에는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명의로 금강산.개성관광 재개를 위한 실무 접촉을 제의했고 15일에는 남한 측의 옥수수 1만t 지원 제의를 받아들였다.
북한의 이런 태도는 15일 조선적십자회의 장재언 위원장이 옥수수 지원 제안을 수용하는 전화통지문을 보낸지 2시간여만에 돌변했다.
우리 정부가 북한의 급변사태 행동계획을 최근 재정비한 것으로 일부 남한 언론에 보도된 것을 놓고,최고 권력기관인 국방위원회 대변인 성명을 통해 ‘보복 성전’까지 운운하며 강력히 비난하고 나섰다.
이어 조선중앙방송 등 북한 매체들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인민군 육해공군 합동훈련을 참관했다고 전해 ‘보복 성전’ 위협이 빈말이 아님을 과시했다.
이렇게 ‘초강경’으로 치닫던 북한의 태도가 이삼일 사이 다시 부드럽게 바뀌었다.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이 18일 “북남관계의 전도는 전적으로 남조선 당국의 태도 여하에 달려 있다”며 “남조선 당국은 북남관계에 대한 올바른 자세와 입장을 가지고 관계개선을 위한 길에 주저없이 나서야 한다”고 주장,신년공동사설에서 내보인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재확인한 것이다.
또 북한은 해외공단시찰 평가회의에 참석할 남측 관계자들의 방북을 허용함으로써 남북 당국간 접촉도 유지할 뜻임을 보여줬다.
불과 사흘 전 국방위 대변인성명에서 “남조선 당국이 저지른 반공화국 죄행에 대해 진심으로 사죄하지 않는 한” 앞으로 모든 대화와 협상에서 남한측을 배제하겠다고 위협했던 것과 정반대로 가고 있는 셈이다.
이런 북한의 변화무쌍한 행동을 놓고,자신들이 대결과 대화에 모두 대비하고 있음을 과시하면서 남한 당국의 선택을 압박하는 전술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고유환 동국대 교수는 “국방위 성명은 자신들의 지도자나 체제를 건드리면 좌시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입장을 전한 것”이라며 “유화적인 상황을 이어가면서 대결에도 준비가 되어 있다는 점을 내보여 남북관계에 대한 남한 당국의 입장 정리를 요구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 고위층 출신 탈북자는 또 “국방위 대변인 성명은 남한의 급변사태 대비계획 논의에 쐐기를 박으려는 의도에서 강경한 어조와 형식으로 발표한 것 같다”며 “그럼에도 전반적인 흐름은 남북관계를 계속 이어가겠다는 쪽에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북한 내부 기관들 사이의 갈등이 대남 메시지에서 ‘오락가락’ 양상으로 나타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된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통전부가 일련의 유화 정책을 쓰는 데 대해 국방위가 견제를 가하는,일종의 갈등이 빚어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최종 결정권자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확고한 입장을 정하지 못한 상황에서 남북협력에 무게를 둔 통전부와 대남압박을 중시하는 군부가 힘겨루기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다.
정 전 장관은 그러나 “김 위원장이 유화,강경 두 카드를 함께 사용함으로써 남한에 대한 압박감을 더하려는 것일 가능성도 있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런가 하면 국방위 대변인성명이 한반도에서 일촉즉발의 위기 가능성을 부각시킴으로써 평화협정 논의의 시급성에 대해 미국 등의 관심을 유도하려는 속셈이라는 분석도 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북한의 진의를 읽기 위해 좀 더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이 힘을 받고 있다.
장용석 평화문제연구소 연구실장은 “남한과 회의나 접촉에서 북한 측이 하는 이야기를 들어봐야 향후 남북관계를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현 상황에서 북한의 태도를 속단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작년 말까지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의 이행을 요구하면서 현인택 통일부 장관을 실명으로 비난하던 북한의 태도가 갑자기 ‘유화 모드’로 돌아선 것은 올해 ‘신년공동사설’부터다.
이 공동사설에서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에 기초해 북남 관계를 개선하려는 우리의 입장은 확고부동하다”면서 “남조선 당국은 북남 공동선언을 존중하고 북남대화와 관계개선의 길로 나와야 한다”고 화해 제스처를 보인 것이다.
그 후에도 유화적 태도는 계속 이어져,11일에는 미국 등 정전협정 당사국들에 평화협정 회담을 ‘정중히’ 제안했고,13일에는 남한 측과 해외공단시찰 평가회의를 갖는데 동의했다.
또 14일에는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명의로 금강산.개성관광 재개를 위한 실무 접촉을 제의했고 15일에는 남한 측의 옥수수 1만t 지원 제의를 받아들였다.
북한의 이런 태도는 15일 조선적십자회의 장재언 위원장이 옥수수 지원 제안을 수용하는 전화통지문을 보낸지 2시간여만에 돌변했다.
우리 정부가 북한의 급변사태 행동계획을 최근 재정비한 것으로 일부 남한 언론에 보도된 것을 놓고,최고 권력기관인 국방위원회 대변인 성명을 통해 ‘보복 성전’까지 운운하며 강력히 비난하고 나섰다.
이어 조선중앙방송 등 북한 매체들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인민군 육해공군 합동훈련을 참관했다고 전해 ‘보복 성전’ 위협이 빈말이 아님을 과시했다.
이렇게 ‘초강경’으로 치닫던 북한의 태도가 이삼일 사이 다시 부드럽게 바뀌었다.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이 18일 “북남관계의 전도는 전적으로 남조선 당국의 태도 여하에 달려 있다”며 “남조선 당국은 북남관계에 대한 올바른 자세와 입장을 가지고 관계개선을 위한 길에 주저없이 나서야 한다”고 주장,신년공동사설에서 내보인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재확인한 것이다.
또 북한은 해외공단시찰 평가회의에 참석할 남측 관계자들의 방북을 허용함으로써 남북 당국간 접촉도 유지할 뜻임을 보여줬다.
불과 사흘 전 국방위 대변인성명에서 “남조선 당국이 저지른 반공화국 죄행에 대해 진심으로 사죄하지 않는 한” 앞으로 모든 대화와 협상에서 남한측을 배제하겠다고 위협했던 것과 정반대로 가고 있는 셈이다.
이런 북한의 변화무쌍한 행동을 놓고,자신들이 대결과 대화에 모두 대비하고 있음을 과시하면서 남한 당국의 선택을 압박하는 전술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고유환 동국대 교수는 “국방위 성명은 자신들의 지도자나 체제를 건드리면 좌시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입장을 전한 것”이라며 “유화적인 상황을 이어가면서 대결에도 준비가 되어 있다는 점을 내보여 남북관계에 대한 남한 당국의 입장 정리를 요구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 고위층 출신 탈북자는 또 “국방위 대변인 성명은 남한의 급변사태 대비계획 논의에 쐐기를 박으려는 의도에서 강경한 어조와 형식으로 발표한 것 같다”며 “그럼에도 전반적인 흐름은 남북관계를 계속 이어가겠다는 쪽에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북한 내부 기관들 사이의 갈등이 대남 메시지에서 ‘오락가락’ 양상으로 나타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된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통전부가 일련의 유화 정책을 쓰는 데 대해 국방위가 견제를 가하는,일종의 갈등이 빚어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최종 결정권자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확고한 입장을 정하지 못한 상황에서 남북협력에 무게를 둔 통전부와 대남압박을 중시하는 군부가 힘겨루기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다.
정 전 장관은 그러나 “김 위원장이 유화,강경 두 카드를 함께 사용함으로써 남한에 대한 압박감을 더하려는 것일 가능성도 있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런가 하면 국방위 대변인성명이 한반도에서 일촉즉발의 위기 가능성을 부각시킴으로써 평화협정 논의의 시급성에 대해 미국 등의 관심을 유도하려는 속셈이라는 분석도 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북한의 진의를 읽기 위해 좀 더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이 힘을 받고 있다.
장용석 평화문제연구소 연구실장은 “남한과 회의나 접촉에서 북한 측이 하는 이야기를 들어봐야 향후 남북관계를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현 상황에서 북한의 태도를 속단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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