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엄한 경비…긴장감 팽배

삼엄한 경비…긴장감 팽배

입력 2010-05-03 00:00
업데이트 2010-05-03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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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둥 역·압록강변 철통 봉쇄…日기자 2명 한때 억류도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중국 방문은 삼엄한 경비로 팽팽한 긴장감이 감도는 가운데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김 위원장의 방중이 이뤄지기 이틀 전인 지난 1일부터 북.중 접경인 단둥(丹東) 일대에 경계가 강화되는 등 그의 방중이 임박했다는 징후가 곳곳에서 포착됐다.

 중롄(中聯)호텔 등 압록강 철교나 단둥 역이 내려다보이는 모든 호텔들이 투숙객을 받지 않고 기존 투숙객들을 내보내는 등 당국의 통제가 시작됐다.

 이 때문에 5.1절 연휴 때마다 관광객이 몰려 문전성시를 이뤘던 중롄호텔의 모든 객실이 야간에 불이 꺼져 마치 폐허를 연상케 했다.

 이어 2일에는 단둥 공안국이 1급 경비체제를 가동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날 오후 5시부터 단둥 역에 경찰이 대거 투입돼 역 광장 차량 진입을 통제했으며 다롄-단둥간 고속도로가 오후 8시부터 보안상의 이유로 폐쇄됐다.

 단둥 역과 압록강 부근 통제는 시간이 갈수록 엄해져 3일 오전 0시께 압록강변에서 철교를 관찰하던 일본 기자 2명이 경찰에 연행돼 2시간여 억류됐다 풀려나기도 했다.

 비슷한 시각 압록강변뿐 아니라 시내 호텔에서도 외국인 투숙객들을 강제로 내보내 항의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압록강 주변에서는 경찰 차량이 순찰,압록강 철교를 관찰하던 외신 기자들이 숨바꼭질해야 했다.

 이날 오전 2시께 압록강변과 단둥 역 일대에 배치된 경찰 상당수가 갑자기 철수,김 위원장의 방중이 미뤄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오전 4시 30분께 갑자기 200여 명으로 불어난 경찰이 단둥 역과 압록강변에 2-3m 간격으로 배치돼 삼엄한 경비를 펼치면서 김 위원장의 방중이 임박했음을 암시했다.

 오전 2시쯤 중국의 관료들로 보이는 정장 차림의 남성들을 태운 6대의 미니 밴이 압록강 철교를 넘어 신의주에 들어갔다가 2시간여 뒤에 되돌아와 이들이 김 위원장의 방중을 북측과 최종 조율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열차 도착 직전부터 압록강에는 경비정 6대가 출현,압록강 철교 일대를 집중 감시했다.단둥 역 앞 광장은 아예 차량 통행을 금지했다.

 경비가 대폭 강화돼 철교 접근이 불가능하고 팽팽한 긴장감마저 돌던 가운데 이날 오전 5시 20분(한국시각 6시20분)께 17량의 객차가 길게 꼬리를 문 특별열차가 압록강 철교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 열차가 단둥 역에 도착한 뒤에도 1시간여 동안 경계가 풀리지 않아 한때 선발열차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렸다.

 그러나 6시 30분께 경찰과 군인들이 모두 철수,이 일대가 정상화되면서 대북 전문가들은 비로소 이 열차가 김 위원장이 탑승한 특별열차라고 결론지었다.

 과거와 달리 선발대 없이 방중하고 단둥 역에서 중국 측 영접 인사들의 환영 연회 없이 기관차 등만 교체해 곧바로 떠난 것은 지난해 12월부터 대대적으로 방중 가능성을 보도해온 외신과 정보기관에 노출되는 것을 피하는 한편 보안을 강화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단둥=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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