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핵융합 반응 성공

北 “핵융합 반응 성공

입력 2010-05-13 00:00
업데이트 2010-05-13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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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터무니없다… 실험시설비만 7조 소요”

북한이 자체 기술로 핵융합 반응에 성공했다고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12일 주장했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노동신문은 1면 기사에서 “조선의 과학자들이 핵융합 반응을 성공시키는 자랑찬 성공을 이룩했다.”면서 “핵융합 성공은 발전하는 조선의 첨단과학 기술 면모를 과시한 일대 사변”이라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 정부 고위당국자는 12일 “터무니없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핵융합 발전을 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고가의 시설이 필요한데 이런 시설이 북한에 있다고 보고됐거나 감지된 게 없다.”면서 “비밀리에 이런 시설을 만들기는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노동신문 보도내용이) 터무니없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핵융합 발전은 국제원자력기구(IAEA) 산하의 ITER(핵융합실험로)라는 국제기구에서 미국, 유럽연합(EU), 러시아, 중국, 인도, 일본, 한국 등 전 세계 최고의 기술국가들이 모여 추진 중인 사안”이라면서 “실험에 필요한 시설을 건설하는 데만 51억유로(약 7조 3600억원)가 소요되고 실험 성공 자체도 50년 후에나 가능할지도 불확실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국내의 핵 전문가들 역시 북한의 주장에 의문을 제기했다. 국가핵융합연구소 ITER 한국 사업단 박주식 본부장은 12일 “북한의 핵융합반응 성공 주장은 북한 과학원이나 김일성종합대학 등의 실험실 규모에서 옛소련이나 중국에서 유학한 과학자들이 플라스마 발생 실험을 성공한 정도인 것 같다.”고 말했다.

안진수 한국원자력통제기술원 책임기술원은 “북한이 핵융합반응을 성공했다고 주장하면서도 구체적으로 어떻게 활용할지 밝히지 않았다는 점에서 설사 사실이라도 낮은 단계 수준에서의 실험 성공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용어클릭]

●핵융합 1억도 이상의 고온에서 가벼운 원자핵이 융합하여 더 무거운 원자핵이 되는 과정에서 에너지를 창출해 내는 방법이다. 섭씨 1억도 이상의 초고온 플라스마 상태인 태양과 같이 스스로 빛을 내는 항성들은 수소와 같은 가벼운 원자핵들이 융합해 무거운 헬륨 원자핵으로 바뀌는 핵융합반응을 일으킨다. 이 과정에서 나타나는 질량 감소가 엄청난 양의 에너지로 방출되는데 이를 핵융합에너지라고 한다.
2010-05-13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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