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난 몰라라…北, 김정일 생일 준비 한창

식량난 몰라라…北, 김정일 생일 준비 한창

입력 2011-02-09 00:00
수정 2011-02-09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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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악한 식량사정으로 외부지원에 목마른 북한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2.16)을 앞두고 올해도 행사 준비에 분주하다.

 올해는 특히 김정은 후계체제가 시동을 건 상황이라 권력 누수를 막기 위해서라도 김 위원장의 생일을 성대하게 지낼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북한 매체들은 지난달 중순부터 일찌감치 김 위원장의 생일을 축하하는 행사 준비 소식을 알려왔다.

 평양방송은 1월13일 김 위원장의 생가인 백두산 밀영의 고향집으로 올해 첫 답사행군이 시작됐다면서 양강도에서만 수만 명의 중학교 졸업반 학생이 고향집으로 답사길에 나섰다고 전했다.

 백두산 밀영은 고(故) 김일성 주석의 항일투쟁 비밀근거지로,북한은 1942년 2월 김 위원장이 이곳에서 태어났다고 선전하고 있는데 전국 각 지역의 주민과 학생,군인이 김 위원장의 생일을 전후로 백두산 밀영 고향집을 다녀간다.

 북한은 또 이달 중순부터 평양을 포함해 각 도에서 ‘제15차 김정일화(花)축전’을 열기 위해 사전작업에 한창이다.

 또 보통강변의 빙상관에서는 ‘백두산상국제휘거(피겨)축전’이,평양 창광원 수영관에서는 ‘2.16경축 수중발레모범출연’이 열리고,전국 각지에서 경축공연과 체육경기대회가 마련되는 등 갖가지 기념행사가 줄을 잇는다.

 러시아와 인도,중국 등 해외에서도 예년과 같이 준비위원회를 결성해 문화행사를 마련한다고 북한 매체들은 전하고 있다.

 올해는 김 위원장이 69세 생일을 맞는 해라 65세나 70세 생일처럼 북한이 더 크게 기념하는 ‘꺾어지는 해’는 아니지만,김정은 후계체제가 출범한 와중임을 감안해 김 위원장의 건재를 더욱 과시하는 쪽으로 생일행사가 준비될 것으로 보인다.

 후계자에게로 권력 이양이 시작된 시기인 만큼 ‘레임덕’ 현상을 막기 위해서라도 ‘민족최대의 명절’로 지정된 김 위원장의 생일을 각별히 챙길 것이란 분석이다.

 대북매체 열린북한방송도 후계자 김정은이 책임을 지고 부친의 생일을 준비하고 있으며,생일을 기념해 열리는 ‘정일봉 축포행사’의 규모도 예년보다 커졌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대북매체 데일리NK는 김 위원장 생일 행사에 맞춰 후계자 김정은을 ‘띄우는’ 내용이 포함된 공연도 마련되고 있다고 전했다.

 중앙당의 지시에 따라 각 지방의 기업소와 공장 단위로 준비하는 축하공연에 ‘백두산 가문의 혈통을 이어받은 또 한 분의 위대한 선군영장을 모셨다’는 등의 내용이 들어간 것은 물론 ‘김정은 동지를 높이 받들어 선군 위업 완성하자’는 결의도 포함됐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의 생일을 레임덕 차단 기회로 활용하면서 한편으로는 후계자 김정은의 위상과 지위를 공고히 하는 기회로 삼는다는 전략인 셈이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9일 “김정은 후계체제는 김 위원장의 건재와 같이 가는 것이어서 김 위원장이 여전히 북한체제를 빈틈없이 통치하고 있다는 인상을 주기 위해 예년보다 더 탄탄하게 생일 행사를 준비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1980년 후계자로 공식 등장한 김 위원장의 경우 1982년 40회 생일부터 공휴일로 지정됐으며,김 주석이 사망한 이듬해인 1995년부터는 김 주석의 생일과 함께 김 위원장의 생일도 ‘민족최대의 명절’로 정해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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