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세 오극렬 가족, 김정은 앞서 ‘노래자랑’

81세 오극렬 가족, 김정은 앞서 ‘노래자랑’

입력 2012-03-09 00:00
업데이트 2012-03-09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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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지도자에 충성 유도·과시 ‘깜짝 이벤트’

북한의 군부 등 각계 고위간부들이 김정은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앞에서 노래실력을 뽐냈다.

조선중앙통신과 조선중앙방송, 평양방송 등 북한 매체는 9일 김 부위원장이 전날 국제부녀절(세계여성의 날) 기념 은하수음악회 ‘여성은 꽃이라네’를 관람한 소식을 전하며 “음악회가 고조를 이루는 가운데 관람자들도 무대에 초청됐다”고 밝혔다.

특히 리룡하 당중앙위 제1부부장, 김원홍 인민군 총정치국 조직담당 부국장, 오극렬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등 간부들이 가족과 함께 무대에 올라 노래를 불렀다. 오극렬의 경우 가족이 무대에 올라 중창을 했고, 리룡하와 김원홍은 부부2중창을 했다고 북한 매체는 소개했다.

북한 고위간부들이 ‘최고지도자’가 참석한 공개행사에서 직접 노래를 부른 것은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절에도 거의 찾아볼 수 없었던 이색장면이다. 김 위원장 시절에는 ‘비밀파티’에서 고위간부들이 마이크를 잡고 노래를 부르기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쑥스러움을 무릅쓰고 가족과 함께 무대에 선 간부들의 면면도 시선을 끌었다.

1931년생으로 올해 81세인 오극렬은 당 작전부장, 군 총참모장 등을 지낸 북한의 대표적인 군부 원로로 꼽힌다. ‘김정은 시대’에도 주요 행사마다 주석단에 모습을 나타내는 등 건재를 과시하고 있다.

또 보위사령관 출신인 김원홍은 김 부위원장의 군 장악에 기여하면서 군부 실세로 떠오른 인물이다.

리룡하는 지난해 10월부터 김정일 부자가 참석한 공개행사에 종종 모습을 보였지만 정확한 직책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들이 누구의 지시나 권유로 무대에 섰는지 알 수 없지만 결국 김 부위원장에 대한 주민의 충성을 유도하기 위한 ‘깜짝 이벤트’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고위간부들이 김 부위원장을 즐겁게 하기 위해 애를 쓰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다른 간부와 주민에게도 이들의 ‘모범사례’를 따라야 한다는 분위기를 조성하려는 의도가 담겼다는 것이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오극렬 같은 원로도 김정은에게 충성한다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내부결속과 지도자에 대한 충성을 대내외에 과시하는 상징적 행사”라고 분석했다.

최근 북한 매체에서 김격식 대장 등 고위간부들이 대남 적개심을 높이고 김 부위원장에게 충성을 다짐하는 내용의 글과 인터뷰가 부쩍 늘어난 것도 비슷한 맥락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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