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軍강경파·민간당료 치열한 권력다툼”

“北 軍강경파·민간당료 치열한 권력다툼”

입력 2012-05-10 00:00
업데이트 2012-05-10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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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연구원 기자간담회 “갈등 관리할 세력 없어 남북관계 계속 악화돼”

북한 권력 엘리트들이 내부적으로는 군부 강경파와 민간 당료파 사이에서 치열한 권력 다툼을 벌이고 있으며 이명박 정부 들어서 남북관계가 악화된 주요 이유가 이들 사이의 갈등을 관리할 주도권을 쥔 세력이 북한 내부에 없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통일연구원의 박형중 선임연구위원은 9일 통일연구원 출입기자단 초청 간담회를 통해 “북한이 지난달 11일 당대표자회를 통해 새로운 권력 진용을 구성했으며 최룡해가 인민군 총정치국장으로 취임한 것은 중요한 변화”라며 “이는 장성택 중심의 민간 당료파가 군인들을 정치적으로 통제하기 위한 것으로 북한 권부 내에서 지속된 군부 강경파와 민간 당료파 간 권력 다툼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박 선임연구위원에 따르면 남북관계가 좋아지려는 시점에 북한은 끊임없이 도발하는 등 새로운 변수를 만들어냈다. 그는 “이 정부가 온건 정책을 펼 때 금강산 관광객 피살 사건이 터졌으며 천안함 사건은 북·미 협상 진행 중 6자회담의 낙관적 재개가 전망되던 시점이었다.”면서 “지난달 장거리 로켓 발사 역시 북·미 간 2·29합의가 이뤄진 다음에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북한의 대외 정책에서 일정한 규칙성이 발견되고 이 틀 안에서 군부와 민간 당료의 갈등을 유추해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북한의 민간 당료와 군부의 갈등 구조는 시대에 따라 변화를 달리했다. 김일성 주석 사망 이듬해인 1995년 당시는 조명록, 김일철 같은 선군정치를 강조하는 군부 강경파가 득세했고 장성택 같은 민간 당료 출신은 배제된 측면이 컸다. 박 선임연구위원은 “북한 내부에서 교류 확대에 관심 있는 민간 당료와 군부 간의 끊임없는 갈등을 관리하기 어려웠던 점이 남북관계가 악화된 요인”이라며 “이 두 계열 간의 권력 투쟁이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가 올 하반기 이후 북한 정세를 결정할 것으로 본다.”고 주장했다.

한편 김정은 시대를 맞아 북한 내부 주민에 대한 통제가 강화되고 있으나 식량난과 부정부패가 만연하다는 분석도 나왔다. 조정현 통일연구원 북한인권연구센터 부연구위원은 “정부 당국이 탈북자들로부터 얻은 정보에 따르면 최근 경제난 심화로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 가축 밀수나 죽은 사람의 시체를 먹은 이유로 공개 처형 당하는 사례가 발생했다.”면서 “이 같은 사례는 2009년 화폐개혁 실패 이후로 경제난이 악화되고 있다는 증거”라고 분석했다.

하종훈기자 artg@seoul.co.kr

2012-05-1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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