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국경도시 꾸미기’…현대식 건물에 네온사인

北 ‘국경도시 꾸미기’…현대식 건물에 네온사인

입력 2012-11-19 00:00
업데이트 2012-11-19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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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관광객 및 외자 유치 포석…탈북자 차단 목적 분석도

북한이 중국과 접한 도시를 단장하는데 부쩍 공을 들이고 있다.

올해 김정은 정권이 공식 출범한 뒤 수도 평양의 개발에 집중하면서 지방은 상대적으로 열악한 상황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지만 중국과 접한 국경도시는 예외로 보인다.

조선중앙방송은 19일 자강도의 국경도시인 강계와 만포를 잇는 도로개건공사가 본격 진행되고 있다며 “공사를 시작한 지 7개월 남짓한 기간에 노반공사, 곡선펴기, 옹벽쌓기 공사량의 90% 이상을 해제꼈다(다했다)”며 도로공사 일꾼들이 콘크리트 다리 여러 개도 건설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계는 자강도에서 철도, 도로 등의 교통이 발달한 도시다. 중국 지린(吉林)성 지안(集安)시와 마주 보는 만포는 북중교역이 활발히 이뤄지는 지역이다.

또 북한의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17일 ‘선경의 새 모습을 펼친 국경도시’라는 제목의 글에서 “천지개벽의 새 역사가 펼쳐진 국경도시 만포시의 새 모습은 사람들의 감탄을 자아내고 있다”며 근래 아파트 증축을 비롯한 살림집(주택) 건설, 도로포장 등의 공사를 진행했다고 소개했다.

특히 “거리에 가로등을 설치하고 불장식도 이채롭게 하여 국경도시의 밤풍경이 살아나게 하기 위한 문제가 상정됐다”며 야경에 신경 쓰고 있음을 드러냈다.

앞서 노동신문은 지난 9월3일 ‘더욱 살기 좋은 선경으로’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함경북도 최북단 온성군에서 현대적인 주택 700여 세대가 건설되고 있고 “읍거리에는 가로등을 설치하고 불장식도 보기좋게 했다”고 전했다.

최근 북중 관광이 활기를 띠는 온성군은 중국인들이 연변(延邊)조선족자치주 훈춘(琿春)을 거쳐 북한에 들어가는 지역이다.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기관지 조선신보도 지난 8월31일 북중간 경제특구인 나선에서 도로 건설 등 각종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며 “밤에는 네온을 켠 건물들도 여러 개 볼 수 있다”고 소개했다.

양강도의 중심도시인 혜산도 최근 1년간 현대식 고층건물이 들어서는 등 개발이 한창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 북중 접경지역을 다녀온 대북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2010년 5월 중국을 방문했을 때 북중 국경지대의 인프라 정비를 위한 100억 달러의 투자를 중국 측에 요청하는 등 국경도시 개발에 관심을 기울였고 올해 김정은 정권이 출범한 뒤에도 이런 경향이 계속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북한 당국이 국경도시를 개발하고 야경 등 시각적 이미지에 신경쓰는 것은 중국 등 외국과 경제적 협력을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조봉현 IBK기업은행 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북한에 진입하는 관문인 국경도시를 현대화함으로써 외국인 관광객 및 투자를 유치하고, 김정은 체제 들어 경제가 나쁘지 않다고 대외적으로 과시하는 측면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경지역 주민의 생활수준을 높임으로써 경제적 어려움으로 북한을 탈출하는 사례를 줄이려는 의도가 엿보인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통일부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10월까지 국내에 들어온 탈북자는 1천200여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한 대북소식통은 “요즘 북한의 국경도시 가운데 외관상 혜산이 가장 많이 변했다”며 “북한이 탈북자의 주요 탈출 루트였던 혜산을 발전시켜 탈북자를 막으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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