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거돈 조카, 가덕도 신공항 땅 시세차익 5배 ‘급매’ 내놓아

오거돈 조카, 가덕도 신공항 땅 시세차익 5배 ‘급매’ 내놓아

윤창수 기자
윤창수 기자
입력 2021-03-04 16:46
수정 2021-03-04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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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조카 오치훈 대한제강 사장, 가덕도 부지 450평 시가 절반 수준에 내놓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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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당정청 지도부가 25일 부산에서 열린 동남권 메가시티 구축 전략 보고회에 참석, 어업지도선을 타고 가덕도 공항 예정지를 시찰하며 이병진 부산시장 권한대행으로부터 보고를 받고 있다. 왼쪽부터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문 대통령, 이 권한대행, 김태년 당 원내대표, 김경수 경남지사,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 이광재 당 K뉴딜위원회 총괄본부장,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부산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당정청 지도부가 25일 부산에서 열린 동남권 메가시티 구축 전략 보고회에 참석, 어업지도선을 타고 가덕도 공항 예정지를 시찰하며 이병진 부산시장 권한대행으로부터 보고를 받고 있다. 왼쪽부터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문 대통령, 이 권한대행, 김태년 당 원내대표, 김경수 경남지사,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 이광재 당 K뉴딜위원회 총괄본부장,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부산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조카인 오치훈 대한제강 사장이 본인이 소유한 가덕도 신공항 부지를 ‘급매’로 내놓은 것으로 드러났다.

4일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오 사장은 지난달 가덕도 안에 소유한 약 450평(1448㎡)을 평당 350만원에 내놓았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현재 부산 강서구 대항동 일대는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 특수로 토지의 평당 호가가 500만원에서 최대 700만원으로 치솟았다. 오 사장은 시세의 절반 수준에 토지 매물을 내놓은 셈이다.

‘급매물’이지만 오 사장은 약 5배의 시세차익을 얻을 전망이다. 그는 지난 2005년 해당 토지를 평당 50만원에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토지 매물에 대한 매매계약이 완료되면 15억 7500만원 선에 팔릴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부산에서 열린 ‘동남권 메가시티 구축 전략 보고’에 참석, 어업지도선을 타고 가덕도 공항 예정지를 시찰하고 있다. 2021. 2. 25 도준석 기자 pado@seoul.co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부산에서 열린 ‘동남권 메가시티 구축 전략 보고’에 참석, 어업지도선을 타고 가덕도 공항 예정지를 시찰하고 있다. 2021. 2. 25 도준석 기자 pado@seoul.co
윤 의원실이 부산시청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오 전 시장 일가족은 법인 명의로 가덕도 일대 부동산 2만여평을 갖고 있다.

대한제강은 부산 강서구 송정동 일대 2만1300평(7만289㎡), 대한제강 완전자회사인 ‘대한네트웍스’는 송정동에 1990평(6596㎡) 공장 부지를 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가덕도 내 사유지 858만 6163㎡ 중 79%에 달하는 677만 782㎡는 외지인 소유인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현지 부동산 업계에서는 실질적으로 90% 이상이 외지인들이 소유한 땅이라는 말도 나온다. 지난달 15일 정부는 가덕도 일대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재지정했다.

신공항 예정 부지인 대항 일대를 포함한 가덕도 주민들은 90% 이상 신공항 건립에 반발하고 있다. 평생 가덕도에 터전을 잡고 살아 온 만큼 보상비를 충분히 지급받아도 이주가 곤란하고 항공기 소음에 대한 우려도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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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덕도 중간쯤에 솟은 연대봉에서 굽어본 남쪽 풍경. 사진 왼쪽 위는 거가대교, 가운데 아래는 천성항이다. 천성항에서 두문마을을 거쳐 부산신항전망대까지 해안도로를 따라 드라이브를 즐기기 좋다.
가덕도 중간쯤에 솟은 연대봉에서 굽어본 남쪽 풍경. 사진 왼쪽 위는 거가대교, 가운데 아래는 천성항이다. 천성항에서 두문마을을 거쳐 부산신항전망대까지 해안도로를 따라 드라이브를 즐기기 좋다.
이같은 우려에 현지 마을 통장, 어촌계장, 지역위원장 등 36명으로 구성된 가덕도신공항 대책위원회는 이주민들의 생계 보장권을 촉구하는 활동을 진행 중이다.

이들은 지난달 19일 주민의 권익을 보호하는 장치를 포함시킨 ‘가덕도 지원 등에 관한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서한을 국회 법사위에 송부하기도 했다.

지난해 비서 성추행 의혹으로 시장직에서 물러난 오 전 시장 일가족이 정부여당이 강력 추진하는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 수혜를 받게 된 것이 정당하냐는 논란을 일고 있다.

오 전 시장 일가의 가덕도 땅 보유 문제에 대해 최인호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전날 “사실관계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 해당 가족 회사가 언제부터 소유했고, 왜 소유했는지 그런 부분을 스스로 속히 밝히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이 있었다”고 말했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4일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명 경기지사는 오거돈 전 부산시장 일가의 가덕도 땅투기에 대해서는 왜 꿀먹은 벙어리인가”라며 “대통령과 이 지사는 LH(한국토지주택공사)의 땅투기에 대해 했던 말 그대로 오거돈 일가의 땅투기에 대해서도 엄정한 조사와 법대로 처벌할 것을 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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