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정상회의 D-10] 대학가에도 ‘G 열풍’

[G20 정상회의 D-10] 대학가에도 ‘G 열풍’

입력 2010-11-01 00:00
수정 2010-11-01 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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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오후 서울 한양대 대학원 7층 ‘모의 주요 20개국(G20)정상회의장’. 짙은 색 정장을 갖춰 입은 학생 50여명의 얼굴에서는 진지함이 묻어났다. 웃음은 찾아볼 수 없었다. 흡사 진짜 G20 정상회의를 옮겨다 놓은 듯했다. 알파벳 순의 좌석배치부터 의제 설정, 영어 진행, 화면자료에 마이크까지 실제 회의 내용과 절차 그대로 진행됐다. ‘글로벌 금융안전망 구축’이라는 주제로 시작된 회의는 이내 치열한 논쟁으로 이어졌다. 영국 총리 역을 맡은 김지웅(25·경제금융학부)씨가 “권역별로 지역통화협력기구(RMF)를 설립해 IMF를 보완해야 한다.”는 논지의 주장을 내놨다. 그는 “아시아 지역 위기 때 선진국들이 모자란 기금을 지원하는 대신 쿼터(기구 운영 결정권 성격의 지분)를 갖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박이 터져 나왔다. 멕시코를 대변하는 다이아나 스파얼(21·여·크로아티아)은 “IMF는 정치적인 목적에 이용될 여지가 크다.”며 “위기 상황에 돈을 빌릴 수 있는 ‘통화 스와프’를 맺는 것이 낫다.”고 단호한 목소리로 반대 의견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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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 정상회의를 열흘 앞둔 31일 한양대학교에서 열린 ‘G20 한양 정상회의’에 참가한 한 학생이 발언권을 얻기 위해 자신이 맡은 호주 명패를 들어 올리고 있다.  도준석기자 pado@seoul.co.kr
G20 정상회의를 열흘 앞둔 31일 한양대학교에서 열린 ‘G20 한양 정상회의’에 참가한 한 학생이 발언권을 얻기 위해 자신이 맡은 호주 명패를 들어 올리고 있다.
도준석기자 pado@seoul.co.kr


대학가에 G20 바람이 일고 있다. 고려대, 중앙대 등 일부 대학생들이 가상 G20 회의를 개최한 것을 비롯해 자원봉사, 공개특강, 홍보활동까지 대학생들이 자발적인 참여 폭을 넓히고 있다. 한양대는 경제금융학부·국제학부 주관하에 20개국으로 나뉜 팀이 ‘G20 한양 정상회의’라는 이름으로 모의회의를 열었다. 수백명의 학생이 회의 참가를 신청할 정도로 관심이 뜨거웠다. 특히 신흥국 대표국인 ‘인도’의 인기가 높아 경쟁률만 6대1에 달했다. 실제 인도 출신 유학생마저 떨어질 정도였다. 지난달 열린 G20 공개특강에도 150여명의 학생이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홍보 가이드북 제작, 특강·설명회 개최, 홈피 구축까지 회의 준비를 도맡았던 김현호(25) 한양 G20 정상회의 준비위원장은 “한국이 외교무대에서 경제 센터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회의를 처음으로 진행하는 만큼 좋은 체험이 될 것 같아 참여하게 됐다.”면서 “가상회의를 통해 경제 문제에 대한 학생들의 목소리와 관심도 담고 싶었다.”고 말했다.

성균관대 국제 학술단체 ‘다산국제네트워크’ 학생들은 최근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 중국 후진타오 국가주석 등 한국을 방문하는 각 국가의 정상들에게 환영의 인사를 담은 손편지를 보냈다. 서울대생들은 외국인학생회 주도로 열린 ‘국제 음식축제’에서 G20 한국 개최 등을 논의하며 세계화 및 소통의 장 필요성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설동훈 전북대 교수는 “상생과 공존, 세계화 시각을 지닌 젊은이들의 열린 사고방식을 배워야 한다. 정치권도 다른 목소리를 인정하고 공존에 무게를 두는 변화된 가치관을 젊은이들에게서 배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2010-11-01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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