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전 대표 獨총리 제안으로 4년 만에 단독 면담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11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4년 만에 만났다.박 전 대표는 이날 오후 이화여대에서 명예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은 메르켈 총리의 학위 수여식에 참석한 뒤 단독 면담을 가졌다. G20 서울 정상회의 참석차 방한한 메르켈 총리 쪽에서 제안해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공동취재단

한나라당 박근혜(왼쪽) 전 대표가 11일 이화여대에서 열린 독일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정치학 명예 박사 학위 수여식에 참석, 메르켈 총리와 악수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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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메르켈 총리는 “한반도 통일의 좋은 성과가 있길 기대하고 예의 주시하겠다.”면서 “개인적으로도 좋은 일이 있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고 배석한 한나라당 이정현 의원이 전했다.
박 전 대표와 메르켈 총리는 여성 정치인으로서 야당 대표를 지냈고, 이공계 출신이라는 점에서 많은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지난 2000년 박 전 대표가 한나라당 부총재 시절 독일을 방문했을 당시 기민당 당수였던 메르켈 총리와 처음 만난 뒤 서한 등을 주고받으며 교분을 다져온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표는 “4년 만에 뵙게 됐는데 반가웠고, 수여식 때에도 한국이 통일되길 바란다면서 많은 지원을 하겠다고 말해 감사했다.”면서 “통일에 있어서는 독일이 선배니까 많은 지지를 바란다는 이야기를 나눴다.”고 전했다.
면담에서는 박 전 대표가 “한반도의 남북 구성원이 7000만”이라고 소개하자 메르켈 총리도 “동서독 인구도 7000만이다. 공통점이 많다.”며 친근함을 표시하기도 했다.
박 전 대표는 메르켈 총리에게 전통 수저 세트를 선물했고, 메르켈 총리는 “한국 문화를 아는 데 좋은 선물이 될 것”이라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박 전 대표는 면담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대화 내용을 직접 소개했다. 평소 현안에 대해 일절 언급하지 않거나 짤막한 대답만 했던 박 전 대표로서는 이례적인 일이었다. 그러나 “메르켈은 야당 대표에서 총리가 됐는데 박 전 대표는 어떻게 되느냐.”는 질문에는 웃음만 보였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2010-11-12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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