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온호,남극제2기지 후보지 케이프벅스 도착

아라온호,남극제2기지 후보지 케이프벅스 도착

입력 2010-01-23 00:00
수정 2010-01-23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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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첫 쇄빙선 아라온호가 23일 오후 6시(한국시각)께 남극 제2기지 건설의 유력 후보지인 서남극의 케이프 벅스(Cape Burks)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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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 리틀턴항을 출발해 남빙양을 항해한 지 12일 만이다.

앞서 하루 전 아라온호는 ‘길잡이’ 역할을 맡을 러시아 쇄빙선 아카데믹 페도로프와 합류했으며, 현재 얼음을 깨고 가능한 한 케이프 벅스 15㎞ 이내로 접근시키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앞으로 아라온호의 극지연구소 대륙기지정밀조사단 22명은 24일부터 헬기를 타고 케이프 벅스에 상륙해 닷새 정도 후보지 정밀조사를 벌일 계획이다.

조사단 관계자는 “현재의 좋은 날씨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돼 조사 일정이 단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케이프 벅스는 서남극의 남위 74도 45분, 서경 136도 48분에 위치해 있다. 해발 120여m인 케이프 벅스는 길이 3.5㎞, 폭 0.9km의 완만한 해안지형으로 결정질 변성암으로 이뤄져 있다.

주요 특징은 평균풍속 초속 12.9m, 평균기온 영하 12.4도, 연강수량 165.6㎜로 세종기지에 비해서는 훨씬 척박한 환경이며, 통상 해빙대가 50∼100km에 걸쳐 형성돼 있고 여름에는 절반이 떨어져 나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케이프 벅스의 장점으로는 남극 대륙 내에서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가 가장 두드러지는 곳으로, 지구온난화 현상에 대한 과학적 연구를 수행하기 적합하다는 점이 꼽힌다.

또한 타국의 상주기지가 없어 연구의 주도권 확보 및 국제공동연구프로그램 개발에 유리하다는 평가다. 러시아 루스카야 기지의 경우 지난 90년대 초반 폐쇄되고 나서 무인관측기지로만 운영되고 있다.

따라서 세종기지, 아라온호와 연계해 서남극 지역의 광대역 연구망 조성에 유리하고 수량이 풍부한 담수호가 있어 여름철 상수원으로 사용가능한 것으로 평가된다.

아울러 항공기 착륙의 전례가 있고 주변에 서식하는 생물상이 빈약해 환경영향평가에 유리하다는 점도 높은 점수를 받는다.

하지만 빙원(氷原)의 가장자리에서 평균풍속 시속 160㎞로 강하게 부는 바람(블리자드)이 잦아 외부 활동을 하기에 척박한 날씨이며 동절기 해빙으로 인해 아라온호를 통한 보급이 어려워 질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지적된다.

현재로서는 특별한 결격 사유가 발견되지 않는 한 케이프 벅스가 기지건설지로 낙찰될 가능성이 제일 큰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극지연구소의 쇄빙능력시험 16개 항목을 두 차례 테스트하는데 최소 열흘은 걸릴 것이라는 러시아 전문가의 조언에 따라 당초 5일로 잡힌 테스트 기간이 연장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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