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모은 돈인데” 촌로 울린 4인조 절도범

“어떻게 모은 돈인데” 촌로 울린 4인조 절도범

입력 2010-02-11 00:00
업데이트 2010-02-11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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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간 돈 욕심이 생겼어요.절도범의 화려한 말솜씨에 혹해 평생 모은 돈을 그만….”시골 5일장에서 노인들을 도박판에 끌어들여 돈을 벌게 해 주겠다고 현혹시킨 뒤 목돈을 턴 4인조 절도범이 경찰에 붙잡혔다.

 피해노인들은 자녀에게서 받은 용돈과 평생 농사를 지으며 모은 ‘알토란’ 같은 돈을 털린 뒤 주위에 알리지 못한 채 혼자서 속을 태웠으며 일부 피해자는 화병으로 앓아 눕기까지 했다.

 전북 남원시의 한 농촌마을에 사는 김모(71.농업) 씨.김씨는 지난해 12월23일 오전 남원시 운봉읍의 5일장에 나와 생필품을 구입하기 위해 시장통을 서성이고 있었다.

 이 순간 절도범 박모(55.절도 등 전과 6범) 씨가 “형님,잘 지내셨소”하며 김씨에게 접근했다.

 어디선가 본 듯한 얼굴이었기에 김씨는 박씨와 함께 대폿잔을 기울였고,조금 뒤 바람잡이가 “(박씨에게) 화투기술을 배운 덕분에 큰 돈을 땄다”며 김씨를 노름판으로 유혹했다.

 이들은 인근 도박판으로 김씨를 데려가 화투를 쳤으며,김씨는 돈을 불려주겠다는 박씨의 말에 속아 평생 모은 1천500만원을 인출했다.

 한참 화투를 치던 이들은 갑자기 싸움을 벌여 판을 깼고,이 틈을 타 다른 공범은 김씨의 돈을 들고 달아났다.

 나머지 박씨 등도 싸움을 하다가 그대로 도망을 치는 수법을 사용했다.

 이들은 이 같은 수법으로 지난해 12월부터 전라도와 경기도 등 전국을 무대로 15차례에 걸쳐 농촌노인들을 상대로 총 9천200만원을 가로챘다.

 박씨 등은 화투기술책,바람잡이책,은행 안내책 등으로 역할을 분담하면서 대포폰과 가짜 돈뭉치를 사용하는 등 용의주도하게 범죄를 저질렀으나 끈질긴 추적에 나선 경찰에 의해 꼬리가 밟혔다.

 신고를 접한 남원경찰서는 피해자가 고령이어서 수사에 어려움을 겪었으나 방범CCTV 등을 조회해 이들이 사용한 차량이 대포차인 것을 밝혀내 이들을 차례로 검거했다.

 경찰은 11일 박씨 등 4명에 대해 특가법상 절도 혐의로 구속하는 한편 여죄를 조사 중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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