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묘역 방화’ 한달…미궁 빠지나

‘DJ 묘역 방화’ 한달…미궁 빠지나

입력 2010-03-03 00:00
업데이트 2010-03-03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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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 방화사건이 3일로 수사전담팀을 꾸린 지 한 달을 맞았지만 경찰 수사는 답보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 사건을 수사해온 서울 동작경찰서는 현충원 내 폐쇄회로(CC)TV 영상과 용의자의 지문을 확보해 한때 조기 해결을 기대했지만 결정적인 증거가 없어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현충원내 CCTV 영상에서 사람들의 모습이 잡히기는 했다.그러나 용의자로 특정할 수 없는 데다 거리가 멀어서 누가 누군지 파악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방화 현장에서 발견된 특정 물체에서 나온 지문 역시 용의자의 것으로 보이지만 결정적 증거로 삼기엔 결함이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말 그대로 반쪽짜리 지문이라 결정적 증거가 될 수 없다.일단은 현재 내사 중인 사람들의 지문과 대조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경찰은 지문이 찍힌 물체의 종류와 내사 중인 사람 숫자 등 구체적인 내용은 수사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유로 함구하고 있다.

 또 화재 발생 시간대에 현충원 인근 편의점에서 술을 사 수사 선상에 올랐던 중년 남성 역시 이번 사건과 뚜렷한 관련성은 파악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에 따라 사건 발생 전날인 지난달 1일 오전 0시부터 2일 낮 12시까지 36시간 동안 현충원 주변 10개 기지국에서 잡힌 통신기록 25만건을 분석 중이다.

 이를 통해 방화시각인 2일 오전 5시5분께 김 전 대통령 묘역에 접근했던 사람을 추려내 용의자 범위를 압축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의심스런 통신기록을 발견한다해도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이동통신사로부터 고객정보를 제공받는 데 건당 보름 정도 걸려 수사에 속도를 내기는 힘든 실정이다.

 한 경찰 관계자는 “수사선상에 올라 있는 인물은 많지만 한달이 지났는데도 유력한 용의자가 나타나지 않아 답답하다”며 하소연을 했다.

 동작서 관계자는 “운이 좋으면 내일이라도 현재 내사 중인 사람 가운데 유력한 용의자가 밝혀질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더 늦어질 수 있다.수사가 얼마나 계속될 것인지는 좀 더 지켜봐야 알 것 같다”고 말했다.

 경찰은 지난달 2일 오전 9시30분께 김 전 대통령 묘역 뒤편 언덕의 잔디 일부가 불에 탄 모습으로 발견되자 이튿날 수사전담팀을 꾸려 용의자 추적에 나섰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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