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톱으로 못자를 전자발찌 평생 채워야”

“쇠톱으로 못자를 전자발찌 평생 채워야”

입력 2010-03-15 00:00
수정 2010-03-15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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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쇠톱으로도 자를 수 없는 전자발찌를 채워도 시원찮은 놈들인데...”

 3년 전 성탄절 세상을 경악하게 했던 ‘안양 초등학생 살해사건’의 피해자인 혜진(당시 10살)양의 아버지 이창근(48)씨는 “전자발찌 채우면 뭐합니까? 가위로 잘라버리고 도망가면 그만인데”라며 울분을 삭이지 못했다.

 이씨는 15일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뉴스에서 김길태를 보는데 옆에 있었으면 정말 마음 같아서 바로 죽이고 싶은 심정이었다”고 분한 마음을 억누르지 못했다.

 그는 “아동 성범죄자에게 피의자 인권,그런 거 필요 없어요.한번 당해보면 그런 말 못합니다.세상에 발을 못 붙이게 사형이나 무기징역을 내리든지 아니면 쇠톱으로도 못 자르는 전자발찌를 평생 채워야 한다”고 했다.

 잊을만하면 해마다 되풀이되는 아동 대상 성범죄는 정부의 책임이 크다고 했다.

 딸을 가슴에 묻은 지 햇수로 4년째인데 별로 달라진 게 없다는 그는 성범죄자는 국가가 더욱 강력히 처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혜진이를 가슴에 묻고서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아 직장도 못 다닌다며 혜진이 오빠와 언니,아내 역시 이번 일로 옛 기억이 떠올라 요새 집안 분위기가 편치 않다고 했다.

 2008년 12월 안산에서 발생한 조두순(58) 사건의 피해자 나영이(가명) 아버지(57)는 “나영이가 ‘나 같은 일 다시는 없게 한다고 해놓고 약속을 안 지켰다’라고 말해 미안하다고 하고 나영이와 한참이나 울었다”고 전했다.

 “지난주 화요일(9일)에 나영이를 데리고 병원갔다가 오는 길에 차안에서 DMB로 부산 이양의 영결식 뉴스를 보는데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어요.뒷좌석에 있던 나영이가 ‘아빠,실컷 울어’라고 하더군요”나영이 아버지는 “조두순이 우리 아이한테 한짓을 생각하면 지금도 몸서리가 처져요.몇 년 됐다고 이런 일이 또 생기냐”며 성범죄자들은 아예 세상에 발을 붙이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했다.

 나영이는 부산 사건을 알게 된 후 뉴스를 안 보려고 한다고 했다.예전에는 영화도 자주 봤는데 요즘들어 아예 보지 않고 특히 목 조르는 장면이 나오면 얼굴이 사색이 돼서 몸을 움츠리며 힘들어 한다고 했다.

 나영이 아버지는 “홍수나고 둑이 무너지면 우선 둑부터 쌓아 응급조치해야 하는거 아니냐.법이 실효성 있게 만들어지기 전까지는 기존 법이라도 잘 활용해 이런 일이 다시는 되풀이되지 않게 해야 한다”고 했다.

 또 “피의자 인권이나 소급적용 문제 등 반대 여론도 많지만 당장 3월에 성폭행 전과자 5천여명이 출소하면 어떻게 할거냐”며 “교화프로그램은 뻔한 거고 정부가 장기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성토했다.

 그는 부산 여중생 살해 피해자 부모에게 “무슨 말로도 위로가 되지 않겠지만 이번 사건을 계기로 법이 바뀌면 아이들한테 좋은 날이 올 것이고,국민이 이양을 잊지 않고 기억하는 걸로 위로 삼으셨으면 좋겠다”며 “힘내시라는 위로의 말을 건네고 싶다”고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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