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급당 8.5명…서울도심 초등학교 공동화

학급당 8.5명…서울도심 초등학교 공동화

입력 2010-03-21 00:00
업데이트 2010-03-21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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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효과 높지만 교사 부담 커“업무효율 위해 통폐합 고려해야”

 서울 시내 한복판에 있는 초등학교의 학급당 인원이 8.5명까지 줄어드는 등 도심 공동화에 따른 학생 감소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21일 서울 종로구 교동초등학교와 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올해 교동초등학교 재학생은 총 104명으로 시내 초등학교 가운데 학생 수가 가장 적다.

 교동초등학교는 우리나라 최초의 초등학교로 1950~60년대에는 전교생이 5천명에 육박했으나 도심 공동화와 저출산으로 학생 수가 매년 감소하고 있다.

 1894년에 설립된 이 학교는 1950년대 서울 최고 명문으로 꼽히면서 1957년에는 학생 수가 4천801명에 이르기도 했다.

 그러나 1979년을 기점으로 학생 수가 갑자기 줄어들더니 2005년에는 13개 학급에 학생 수는 221명으로 떨어졌고,이후에도 이런 추세가 지속돼 올해는 1학기 등록 학생 수가 104명에 그쳤다.

 학년별로 수학여행이나 수련회를 가기조차 어려운 상황으로 내몰린 것이다.

 올해 학년별 학생 수는 13~22명으로 학급수는 3학년을 제외하고 단 1개뿐이다.3학년 전 학생 17명은 2개 반으로 나뉘어 학급당 인원은 고작 8.5명,1~6학년의 전체 평균 학급당 인원은 14.9명이다.

 학부모와 학생들도 학생 수가 매년 줄어드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학부모 김 모 씨는 “소규모 학생 수로 학교의 개인관리가 잘되는 장점이 있지만,아이들이 여러 친구를 못 만나 아쉬워하고 지겨워하는 것 같다.학생 수가 적다 보니 방과 후 수업 폭도 좁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6학년 김혜준(12)양은 “운동회 때 같은 반에서 백군,청군을 나누는 게 싫다.한반이어서 이런 게 아쉽다.그래도 학생이 적어서 운동장이나 강당을 언제든지 쓸 수 있는 것은 좋다”고 했다.

 같은 학년 홍승준(12)군은 “1학년 때까지만 해도 두 개 반이었는데 2학년이 되면서 계속 한 반이다.한 반만 있어 친구랑 친한 것은 좋지만 싸우면 오히려 안 좋다”고 말했다.

 이유남 교감은 “학생 인원수로 예산이 편성되는 데 우리처럼 소규모 학교는 예산이 부족하고 선생님도 10명 대이다.이 선생님들이 공문처리나 행정업무까지 하려니 바쁘다.행정업무를 보조해 줄 인력이 2~3명 더 있으면 좋겠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종로구에서 100년의 역사를 넘긴 가회동 재동초등학교(1895년 설립)와 필운동 매동초등학교(1895년)도 마찬가지다.두 학교의 올해 학생 수는 각각 384명,288명이다.

 서울 중구의 충무초등학교 역시 상황이 비슷하다.

 2005년에는 1~6학년 전체 23개 학급에 학생 수는 540명에 달했으나 올해는 전체 17개 학급에 365명인 것으로 파악됐다.5년 만에 학급수는 6개,학생 수는 175명 각각 줄어든 것이다.

 학급당 인원수도 5년 전(23명)과 비교해 21.5명으로 약 1.5명이 감소했다.

 이재관 충무초등학교 교장은 “학생 수가 준 이유는 저출산 문제와 서울 주변에 위성도시가 많이 개발돼 거주자가 많이 빠져나갔기 때문인 듯하다.도심 공동화 현상도 한몫했다”고 분석했다.

 이 학교의 최정안 교감은 “한 학교가 처리해야 할 업무는 일정한데 교사 수가 줄면서 업무량이 늘어났다”면서 “업무 효율 면에서 학교 통폐합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제안했다.

 6학년 김동용 교사는 “아이들 수가 줄면 교육적인 측면에서는 아무래도 좋다.하지만 교사들의 업무량은 늘어나 퇴근 시간이 늦어지거나 방학 중 연수 시간이 줄어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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