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시15분 최초 보고’ 문건…사고시각 논란 진실은

‘9시15분 최초 보고’ 문건…사고시각 논란 진실은

입력 2010-04-03 00:00
업데이트 2010-04-04 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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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당국이 천안함 폭발에 이어 침몰하기 전에 사고 조짐을 인지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일부 언론은 3일 천안함 침몰 사고와 관련해 지난 26일 오후 9시15분께 천안함이 소속된 2함대사령부가 해군작전사령부에 최초 보고를 했다는 문건을 공개했다.

문건은 2함대사령관이 상급부대인 해작사의 작전처장과 전화통화를 했다고 적시하고 있다. 또 오후 9시16분에 백령도의 방공 33진지에서 1차 폭발음을 청취했고 4분 뒤인 9시20분에 백령도 해안초병이 2차 폭발음을 들었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하지만 이 내용은 천안함 사고 발생 시각이 오후 9시22분이라는 국방부의 기존 공식 입장과는 정면 배치되는 것이어서 논란을 야기하고 있다.

국방부는 폭발음과 함께 배가 침몰하기 시작했다는 천안함장의 진술(9시22분)과 백령도에 설치된 열상감시장비(TOD) 영상 녹화 시간 및 병사의 진술(9시23분), 사고지점에서 측정된 지진파 발생시간(9시21분58초)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결과 오후 9시22분이 정확한 사고발생 시각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당장 군은 보도 문건의 존재 자체를 부인하고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군에서 그런 상황 문건을 작성한 바 없다”고 말했고, 해군 관계자는 “해군이 작성하는 양식 일지가 아니다”라며 “9시15분께 2함대사령관이 해작사 작전처장과 통화한 사실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했다.

그러나 사고 당일 가족과 통화하던 한 실종 장병이 9시16분께 ‘비상이 걸렸다’며 전화를 끊었고, 같은 시각에 또 다른 실종자의 휴대전화 문자전송이 중단됐다는 증언이 잇따르고 있어 문건의 신빙성을 완전히 부인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만일 군이 문건 내용처럼 9시15분께 천안함 사고와 관련한 징후를 포착한 것이 사실이라면 군이 공식발표한 9시22분 이전의 7분여 동안 과연 천안함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역시 군이 파악하고 있었을 것이란 추론이 가능하다.

천안함이 북한 (반)잠수정 등 의심스런 물체를 포착해 뒤쫓았거나 함정내에 뭔가 사고가 발생해 수습해야 할 상황이었을 수 있다는 것으로, 이는 천안함이 평소 다니지 않던 백령도를 근접 항해한 사실과도 연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또 평상시 항해를 할 때에는 승조원이 거의 들어가지 않는 후타실에 5명의 장병이 있었다고 해군이 밝힌 것은 사고 직전 조타장치에 문제가 있어 긴급히 수리를 하고 있었던게 아니냐는 추정도 가능하다. 하지만 군은 후타실에는 체력단련장이 같이 있어 장병이 운동을 하고 있었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다만 문건 자체가 군에서 작성한 것은 맞지만 사고 초기 혼란 속에서 만든 부정확한 것일 가능성은 있어 보인다.

정부 관계자는 “사고 발생 직후 군에서 이런저런 보고서를 만들었는데 경황이 없어 만든 보고서다 보니 시각이나 상황묘사 등이 혼란스러웠다”며 “일단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 상황을 조사해 국방부가 최근 사고시각을 발표한 것이며, 이는 과학적으로 입증됐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각각 다른 백령도 초병이 두 차례 청취했다는 폭발음도 상황초기 급박한 증언과정에서 시간이 틀렸을 뿐 정밀 조사가 거듭되면서 실제 하나의 폭발음으로 정리됐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사고를 둘러싼 각종 의혹들이 꼬리를 물고 있지만 군은 사고 전후 상황을 파악할 핵심정보로 지목되고 있는 교신기록에 대해 군사작전 기밀이라는 이유로 절대 공개불가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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