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장 찍어!” 이혼건수 6년만에 증가세

“도장 찍어!” 이혼건수 6년만에 증가세

입력 2010-04-21 00:00
업데이트 2010-04-21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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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이혼건수가 6년 만에 증가세로 반전되면서 2007년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이혼숙려제가 시행된 지난 2008년의 이혼건수가 전년도보다 7.5%나 감소했던 반작용,이른바 기저효과 때문이다.통계청은 경제위기 때 이혼이 증가했던 전례에 비춰볼 때 작년 이혼건수 증가폭은 예상보다 크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이혼숙려제 도입의 정책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이혼사유로는 성격문제가 가장 많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 때문인지 경제문제로 인한 이혼 비중이 소폭 증가했고,전체 이혼에서 외국인과의 이혼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년보다 줄어들긴 했으나 10%에 육박했다.

 ◇이혼 6년만에 증가세…추세상 이혼은 ‘주춤’

 통계청이 21일 발표한 2009년 이혼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이혼은 12만4천건으로 2008년 11만6천건보다 7천500건(6.4%) 증가했다.연도별 이혼 건수는 2003년 16만6천600건을 정점으로 계속 감소하다 6년만에 증가세로 반전된 것이다.

 통계청은 이혼건수가 늘어난 것이 2008년 이혼숙려제 도입의 영향 때문으로 보고 있다.이혼숙려제란 성급한 이혼을 막기 위해 이혼의사를 확인한 후 미성년 자녀가 있을 경우 3개월,없을 경우 1개월의 숙려기간을 두는 제도를 말한다.

 통계청 관계자는 “이혼숙려제가 2008년 6월 시행되면서 같은해 7~9월 신고공백으로 이혼건수가 크게 감소했다”며 “2008년 이혼건수가 예년에 비해 낮게 나타났기 때문에 지난해 이혼건수가 늘었지만 건수 자체는 2007년(12만4천100건)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경기침체기 때 이혼이 늘어나는 경향이 있는데 작년의 경우 예상보다는 적은 것 아닌가 싶다”며 “이혼숙려제로 인해 이혼을 신중히 결정하게 된 결과로 여겨진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인구 1천명당 이혼건수인 조(粗)이혼율은 2.5건으로 2008년(2.4건)보다 0.1건 증가했지만 2008년만 제외하면 1997년 2.0건 이후 최저치다.

 또 유배우자 1천명당 이혼건수인 유배우 이혼율은 5.1건으로 전년보다 0.3건 증가했지만 관련통계를 작성한 2000년 이후 2008년을 제외하면 최저치다.유배우 이혼율이 5.1건이라는 것은 지난해 부부 100쌍당 1.02쌍이 이혼했다는 뜻이다.

 ◇이혼 평균연령 男 44.5세,女 40.7세…10년전보다 4세 이상 상승

 평균 이혼연령은 남자 44.5세,여자 40.7세로 전년보다 0.2세 상승했다.10년 전인 1999년과 비교해 남자는 4.5세,여자는 4.3세 상승해 이혼시기가 갈수록 늦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은 “초혼연령이 상승한데다 20년 이상 동거부부의 이혼비중이 증가한데 원인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혼부부의 평균 동거기간은 12.9년으로 전년보다 0.1년 증가했고,10년 전보다는 2.0년 늘었다.

 이혼부부 중 0~4년 동거부부가 차지하는 비중은 27.2%로 가장 높았고,다음으로 20년 이상(22.8%),5~9년(19.1%),10~14년(16.1%),15~19년(14.8%) 순이었다.

 10년 전과 비교할 때 20년 이상 동거부부의 이혼비중이 9.3%포인트 높아진 반면 나머지 연령층의 비중은 감소,‘황혼이혼’을 비롯한 고연령층의 이혼 증가가 두드러졌다.

 지난해 이혼 부부의 주된 이혼 사유는 성격차이가 46.6%,경제문제가 14.4% 순이었다.가족 간 불화,성격차이 등을 차지하는 구성비는 전년보다 다소 줄었으나 배우자 부정과 경제문제는 전년보다 증가했다.

 이혼한 부부의 76.2%(9만4천400건)가 협의 이혼 절차에 의해 이혼을 하고 있었으며 재판이혼은 23.8%(2만9천600건)였다.재판이혼 건수는 1993년 이혼 종류를 구분하기 시작한 이후 가장 많았다.

 지난해 이혼한 부부 중 55.2%인 6만8천500쌍이 20세 미만 미성년 자녀를 두고 있었다.자녀가 없는 부부의 이혼 비중은 2002년 이후 계속 늘어 2009년 44.4%였다.

 ◇외국인과 이혼 3.9%↑…전체의 9.4%

 한국인과 외국인 부부의 이혼은 지난해 1만1천692건으로 전년 대비 3.9% 늘었으나 증가율은 예년에 비해 크게 둔화되면서 7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증가율은 2002년 3.0%에서 2003년 15.4%,2004년 64.0%,2005년 26.4%,2006년 47.1%,2007년 41.3%,2008년 29.8%였다.

 한국인 남편과 외국인 처의 이혼은 지난해 8천300건으로 4.2%,한국인 처와 외국인 남편의 이혼은 3천392건으로 3.0% 각각 증가했다.

 지난해 외국인과의 이혼은 전체 이혼의 9.4%를 차지했고,전년보다 0.3% 포인트 줄었다.5년 전인 2004년에는 2.4%였음을 감안하면 최근 들어 국제결혼에서 발생한 이혼의 비중이 크게 높아졌음을 의미한다.

 한국인 남편과 이혼한 외국인 처의 국적은 중국 5천562건(67.0%),베트남 1천292건(15.6%) 순이었다.

 한국인 처와 이혼한 남편의 국적은 일본 1천628건(48.0%),중국 1천64건(31.4%),미국 263건(7.8%) 순이었다.

 지난해 이혼한 한국인 남편과 외국인 처의 평균 동거기간은 3.1년으로 2005년 이후 증가세를 보였으며,이혼한 외국인 남편과 한국인 처의 평균 동거기간은 5.7년으로 전년 대비 0.1년 늘었다.

 작년에 이혼한 외국인 처의 89.5%,외국인 남편의 85.4%가 이혼 당시 20세 미만 미성년 자녀가 없었다.특히 중국인 처와 이혼인 경우 92.9%가 미성년 자녀가 없는 반면 일본인 처와 이혼인 경우 69.6%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이혼 당시 20세 미만 미성년 자녀를 둔 한국인 처와 외국인 남편 부부의 이혼은 11.7%로 외국인 처와의 이혼보다 다소 높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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