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은선 ‘16시간 고뇌’…하산 결정

오은선 ‘16시간 고뇌’…하산 결정

입력 2010-04-29 00:00
업데이트 2010-04-29 00:00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스페인 원정대 구조를 위해 안나푸르나 캠프4(7천200m)에 머물던 오은선(44.블랙야크) 대장이 어려운 하산 결정을 내리고 28일(이하 한국시간) 오후 7시45분 캠프1(5천100m)으로 무사히 내려왔다.

 여성으로는 세계 최초로 히말라야 8천m급 14좌 완등에 성공하고 안나푸르나에서 하산하던 오 대장은 이날 새벽 12시45분께 캠프4에 순조롭게 도착했다.

 오 대장은 그러나 베이스캠프로부터 스페인 원정대 대원인 톨로가 7천700m 부근에서 탈진해 쓰러져 있기 때문에 도움이 필요하다는 연락을 받고 하산을 중단하고 도움을 주고자 캠프4에 머물렀다.

 오 대장은 전날 등정을 위해 20시간에 가까운 강행군을 해 체력이 바닥나고 먹을 음식마저도 거의 남지 않아 직접 구조에 나서진 못하고 있다.

 톨로가 있는 곳은 캠프4에서도 6시간 이상 올라가야 하는 먼 거리였다.

 하지만 오 대장은 식량과 산소가 부족하기 때문에 구조에 나서기 어렵다는 셰르파들의 주장을 물리치고 “가서 구할 수 없지만 물과 음식,산소 등을 지원하도록 대기해야 한다”며 하산을 미뤘다.

 캠프4에 머물며 구조대에 합류하기를 기다리던 오 대장은 구조대 도착이 늦어지자 결국 16시간 만인 오후 4시45분께 철수를 결정한 후 하산 3시간 만인 오후 7시45분께 캠프1에 도착했다.

 식량과 산소가 별로 남지 않아 오 대장 원정대도 위험에 처하게 되자 더는 머물 수 없다는 판단에 식량과 자일,산소를 캠프4에 있는 스페인 원정대 셰르파에게 넘기고 하산했다.

 오 대장과 함께 정상을 올랐던 셰르파도 “정상 부근이라 올라가기 어렵고 구조하더라도 업고 내려와야 하는데 2차 조난이 염려스럽다”고 하산을 종용했다.

 캠프4에 있던 스페인 셰르파 2명은 오 대장이 남긴 산소와 식량 텐트를 갖고 조난자를 구조하기 위해 출발했다.

 오 대장은 캠프1에 도착한 후 “하산 때 눈이 날리고 안개로 앞이 잘 보이지 않는 화이트 아웃 현상이 있었지만 위험한 순간을 잘 넘기고 캠프1에 내려왔다”고 무선으로 베이스캠프에 연락했다.

 한편 베이스캠프에 있던 한국 원정대는 구조를 돕기 위해 스페인 원정대에 산소통과 산소마스크를 전달했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종부세 완화, 당신의 생각은?
정치권을 중심으로 종합부동산세 완화와 관련한 논쟁이 뜨겁습니다. 1가구 1주택·실거주자에 대한 종부세를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종부세 완화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완화해야 한다
완화할 필요가 없다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