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은 없다?…이상저온에 봄철 특수 ‘끝’

봄날은 없다?…이상저온에 봄철 특수 ‘끝’

입력 2010-04-29 00:00
업데이트 2010-04-29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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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같지 않은 봄’

 계절은 봄이지만 겨울 같은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5월을 이틀 남겨놓은 29일엔 중부지방 체감기온이 영하로 떨어지고 산간엔 눈까지 쌓이면서 봄은 완전히 실종됐다.

 이상저온에다 비바람까지 불면서 서울을 비롯한 전국 유명 유원지와 고궁 등을 찾는 발길은 뚝 떨어졌고 꽃이 시들자 전국의 유명 꽃축제도 시들해졌다.

 경기도 고양시 일산호수공원에서 열린 고양 꽃박람회는 온실에서 개화시켜 야외전시장에 옮겨놓은 장미가 추운 날씨로 일찍 시들어 주최 측이 애를 태우고 있다.

 주최 측은 꽃박람회 야외전시장에 34종 2천800그루의 장미를 심었지만,관람객들은 꽃을 보기 어렵다.

 강릉 벚꽃축제의 경우 이상저온으로 20여일 가량 꽃이 늦게 핀데다 천안함 사태로 주요 행사가 취소됐다.

 지난해에는 38만명의 관광객들이 찾아와 횟집 등이 반짝 특수를 누렸으나 올해는 늦게 피고 화려하지도 못했던 꽃이 빨리지는 바람에 한철 장사를 망쳤다고 상인들은 울상이다.

 울산 울주군은 내달 2일 ‘대운산 철쭉제’를 열 예정이었지만 추운 날씨로 철쭉 개화가 늦어져 2주 뒤인 16일로 개막일을 미뤘다.

 경남에서는 일조량 부족과 냉해로 수박 농사를 망치는 바람에 창원과 의령의 수박축제가 취소되거나 단축됐다.

 밀양 삼랑진 딸기축제도 딸기 작황 부진으로 취소되는 등 농민들이 전례 없이 우울한 봄을 맞고 있다.

 천안함 침몰사고 여파로 줄줄이 취소되거나 ‘풍악소리’ 없이 간소화됐던 축제들이 하나 둘 개막되고 있지만,이상한파로 여전히 썰렁한 분위기다.

 영남지역의 대표적인 관광지인 경주에도 이상기온으로 개인 관광객이 작년에 비해 크게 줄었다.

 경주세계문화엑스포공원의 경우 작년 3~4월 주말 개인 입장객이 평균 2천여명에 달했으나 올해는 잦은 비와 쌀쌀한 날씨 탓에 600~1천명 수준에 머물고 있다.

 보문관광단지에는 매년 봄마다 관광객들로 북적거렸지만,올해는 벚꽃 시즌을 제외한 평일에는 한산하기 그지없는 모습이다.

 경북관광개발공사 홍보팀 김병찬 과장은 “관광객을 숙박업소 등을 중심으로 집계하고 있어 하루 일정의 관광객의 감소폭은 더 클 것”이라며 “쌀쌀한 평일에는 보문관광단지에서 걸어 다니는 사람을 찾기가 쉽지 않을 정도”라고 말했다.

 지난해 4월 평일 하루 평균 1천500명의 관람객이 찾았던 전주동물원은 올해는 이상기온 탓에 500~700명에 그치고 있다.

 전주 인근의 대표적인 유명 산인 모악산에도 작년 1일 평균 1만명 가량이 찾았지만,이달 들어 7천명 이하로 줄었다.

 행락객이 줄면서 여행업계도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상춘 패키지여행이 많이 늘어나는 4월인데도 춥고 궂은 날이 이어지면서 예약률이 지난해의 70∼80%에 머물고 있다는 것이 업계 측 하소연이다.

 전북 김제 금산사 부근에서 민박을 하는 김영순(58.여)씨는 “작년 이맘때는 중간고사를 마친 대학생들로 예약을 못 할 정도로 북새통을 이뤘는데 지금은 주말에도 1∼2건에 불과하다”며 “이대로 간다면 봄 매출이 지난해 절반에도 못 미칠 것”이라고 울상을 지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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