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좌 완등’ 오은선, 남은 고비는 ‘홀리 여사’ 인증

‘14좌 완등’ 오은선, 남은 고비는 ‘홀리 여사’ 인증

입력 2010-04-29 00:00
업데이트 2010-04-29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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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성 최초로 히말라야 8천m급 14좌 완등에 성공한 오은선(44.블랙야크) 대장이 안나푸르나(8천91m)에서 하산하면서 13년 대장정이 막을 내렸다.

 하지만 오 대장에게는 8천m가 넘는 안나푸르나만큼 힘든 시험이 아직 하나 더 남아 있다.

 히말라야 고봉 등정에 관한 기록을 집계해온 최고의 권위자인 엘리자베스 홀리(86.미국) 여사와 만나 일부에서 의혹을 제기하는 칸첸중가(8천586m) 등정을 확인받는 것이다.

 이 시험을 통과해야만 오 대장은 누구도 의심할 수 없는 여성 최초 히말라야 8천m급 14좌 완등자로 역사에 남게 된다.

 29일 하산한 오 대장은 베이스캠프에서 이틀 가량 쉬고 나서 다음 달 초 네팔의 수도인 카트만두로 이동할 예정이다.

 이곳에서 오 대장은 안나푸르나 등정을 인정받고자 네팔관광청을 방문하고 홀리 여사와도 면담한다.

 히말라야 등정을 확인해주는 국제적 공인절차는 따로 없다.

 히말라야 고봉이 있는 네팔과 파키스탄 관광청에 정상을 배경으로 찍은 사진이나 영상을 제출하고 인터뷰하면 등정을 인정받는다.

 그러나 과거 정상에 오르지 않고도 올랐다고 거짓말을 한 산악인에게 확인서가 발급된 적도 있어 권위를 잃었다.

 히말라야 등정 산악인을 인터뷰하면서 비공식적으로 기록을 정리해 온 홀리 여사가 사실상 등정 성공 여부를 최종 판가름하는 재판관 역할을 하고 있다.

 히말라야 고산 등정을 끝마친 산악인들은 ‘반드시’ 홀리 여사나 그의 보조인과 인터뷰 과정을 거쳐야 한다.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에도 한 번 가본 적 없는 홀리 여사는 산악인이 아니면서도 히말라야에서 가장 유명한 인물이다.

 1923년 미국 시카고 출생인 홀리 여사는 1960년 타임지 기자로 네팔 땅을 처음 밟았다.

 초기에는 네팔 정치 기사를 주로 보냈으나 곧 자신의 관심이 산에 있음을 발견하고 히말라야 등정기록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히말라야에 도전하는 등반대를 인터뷰하고 등반 기록을 50년 동안 차곡차곡 정리해오면서 누구도 도전할 수 없는 히말라야 최고 권위자가 됐다.

 비록 자신은 전문 산악인이 아니지만 과거 등정자의 자료와 비교해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며 등정 성공 여부를 최종적으로 판단한다.

 오 대장은 홀리 여사와 만나 이번에 오른 안나푸르나 등정을 설명할 뿐 아니라 14좌 완등 경쟁자였던 에두르네 파사반(36.스페인)이 제기한 오 대장의 칸첸중가 등정 의혹에 대해서도 해명해야 한다.

 안나푸르나는 정상에 오르는 과정이 TV로 생중계됐기 때문에 등정 확인에 큰 문제가 없을 것 같으나 지난해 5월 오른 칸첸중가는 사정이 다르다.

 파사반은 오 대장의 칸첸중가 정상 사진이 의심스러우며 당시 오 대장의 셰르파들도 ‘오 대장이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고 말하며 공격하고 있다.

 홀리 여사는 파사반으로부터 이런 주장을 듣고는 자신이 정리하는 히말라야 등정 기록 사이트인 ‘히말라야 데이터베이스’에 있는 오 대장의 칸첸중가 등정 기록을 ‘논란 중(disputed)’으로 바꾸었다.

 앞서 오 대장은 지난해 칸첸중가 등정 후 홀리 여사를 도와 일하는 보조원과 인터뷰를 한 뒤 등정을 확인받았다.

 외신에 따르면 홀리 여사는 이번에는 오 대장과 직접 만나 칸첸중가 등정에 관한 얘기를 듣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블랙야크 관계자는 “홀리 여사와 인터뷰를 통해 칸첸중가 등정에 대한 논란이 가라앉기를 기대한다”며 “칸첸중가 정상에 오른 것을 확인받아 14좌 완등이 인정받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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