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막한 평택 2함대 서서히 정상화

적막한 평택 2함대 서서히 정상화

입력 2010-04-29 00:00
업데이트 2010-04-29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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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9일 천안함 ‘46용사’의 영결식을 치른 경기도 평택 2함대사령부는 쌀쌀한 날씨 속에 적막감이 감돌았다.

 지난달 26일부터 35일간 150~200여명의 희생 장병 가족과 100여명의 취재진으로 북적대던 이곳은 조금씩 정상을 되찾아가고 있다.

☞[사진] ‘편히 쉬소서’ 천안함 희생장병 영결식

 ●유가족 수용 임시숙소 짐만 ‘덩그러니’

 46용사의 가족 150~200여명이 머물던 임시숙소는 한 달여 만에 조용함을 되찾았다.

 사고발생 다음날인 지난달 27일부터 가족들이 머물렀던 임시숙소는 오열과 한숨이 끊이지 않던 ‘눈물의 장소’였다.

 또 한편으로는 사랑하는 남편,아들을 떠나보낸 가족들이 서로 힘을 북돋아주고 정보를 주고받던 곳이기도 했다.

 가족들은 모두 대전현충원으로 향한 상태로 임시숙소에는 이들이 두고 간 짐만 덩그러니 놓여 있다.

 안장식까지 모든 장례절차가 마무리되면 가족들은 임시숙소로 다시 돌아와 앞으로 일정에 대해 논의하고,이중 가족당 2명은 위령제를 위해 다음날 백령도로 향할 예정이다.

 ●2만7천여명 조문객 방문 합동분향소 ‘썰렁’

 46용사의 합동분향소가 차려졌던 부대 내 체육관은 영결식이 끝나면서 유가족이 일시에 빠져나가 썰렁한 분위기다.

 총 2만7천791명의 조문객이 다녀간 분향소는 이날 오전 7시부터 더이상 조문객을 받지 않고 정리작업이 한창이다.

 해군 사상 유례없는 대규모 장례를 치르면서 조문을 위해 준비한 국화만 2만2천여송이.유가족용 테이블 46개와 의자 736개도 마련했다.

 또 공터와 잔디에는 유족과 조문객 대기소 용도로 한 가족당 1동 등 몽골천막 99동이 설치됐다가 3일 뒤 비가 와 철거되기도 했다.

 군은 조문객을 위해 하루 2천명분씩 닷새동안 1만명분의 식사를 준비했고,매일 장병 100명과 대한적십자사 자원봉사자 100명 등 1만여명의 인력을 동원했다.

 가족과 조문객,군,자원봉사자 등 3만여명이 울고 위로하며 서로 보듬었던 분향소에는 떨어진 국화꽃 잎과 싸한 향내만 남았다.

 ●빈 종이만 날리는 상황 보도본부

 해군2회관 2층에 마련된 상황 보도본부(기자실)는 영결식 기사 마무리를 짓는 기자 몇 명만 남은 상태다.

 30여개 언론사 기자와 카메라 기자,사진기자 100여명이 몰려와 ‘전쟁터’를 방불케 했던 이곳도 영결식과 함께 대다수 취재진이 빠져나갔다.

 군은 기자들이 모두 철수하는 대로 기자실을 원래 용도인 문화관으로 되돌릴 예정이다.

 그동안 기자들을 수용하기 위해 이곳에는 30여개의 3인용 책상과 100여개의 의자가 마련됐다.또 평택시는 1만1천900병의 ‘평택의 물’을 제공했다.

 취재진이 몰리면서 줄을 서서 물건을 살 정도로 붐볐던 1층 매점은 손님 두어 명만 왔다갔다할 정도로 한산해졌다.

 ●서서히 활기를 찾는 주변상권

 그동안 외출을 자제했던 해군들이 다시 부대 밖으로 나오면서 주변상권은 서서히 활기를 되찾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동안 해군뿐 아니라 주민까지 외출과 외식을 꺼리는데다,부대 내 골프장이 문을 닫아 외부인 유입마저 줄어들면서 부대 주변 음식점 매출이 급감했었다.

 2함대 앞에서 한식당을 운영하는 장용여(70)씨는 “이제 해군들이 밖으로 나오고,골프장 손님도 드나들기 시작하면 장사가 좀 나아지지 않겠느냐”며 기대했다.

 그러나 전국 각지에서 몰려들었던 조문객과 취재진이 돌아가면서 숙박업소는 오히려 울상이다.

 평택2함대에서 1km 떨어진 곳에서 숙박업을 하는 김모씨는 “그동안 빈방이 없을 정도로 손님이 붐볐는데 장기예약 손님도 오늘로 끝이 났다”고 말했다.

 ●해군아파트,차분한 분위기

 해군아파트는 영결식 이후에도 곳곳에 조기와 추모 플래카드가 걸려 있어 여전히 애통한 분위기가 남아있다.

 어린 아이들을 제외하곤 밖을 돌아다니는 사람도 많지 않았다.

 해군아파트에 산다는 이모(37)씨는 “이번 사고로 주민들이 큰 충격을 받았다”면서 “사고 이전의 분위기로 돌아가려면 시간이 한참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감사원 감사 ‘후폭풍’

 영결식이 끝난 직후인 다음 주부터 감사원이 천안함 침몰사고와 관련된 대대적인 직무감사에 돌입할 것으로 알려져 ‘후폭풍’이 예상된다.

 특히 이번 감사원의 직무감사는 단순한 행정적 감사가 아니라 천안함 침몰사건에 대한 전반적인 감찰 차원으로 진행되는 것이어서 조사 결과에 따라 ‘메가톤급’ 파문이 일 전망이다.

 현재 행정안보국에서는 전문인력 10여명이 투입돼 그동안 언론 등에서 밝힌 사건 개요와 의문점 등을 분석하는 한편,군으로부터 넘겨받은 자료 등을 주도면밀하게 살피는 작업을 벌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해군이 초기 구조작업에서 제대로 대처했는지와 함께 군의 위기대응 시스템에 이상이 없는지도 집중적으로 살펴볼 계획으로 알려졌다.

 장례는 끝났지만,감사원이 사고 초기 지휘부 공백과 기강해이에 대해 집중적으로 추궁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천안함 여파는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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