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와 돼지의 품종 개량 등을 연구하는 축산연구소에서 사상 처음으로 구제역 확진 판정이 나오면서 가축방역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구제역 발생 지역의 광범위함이나 경제적 피해 측면에서 ‘사상 최악’의 구제역 사태로 치닫고 말았다.그러나 이번에도 구제역 바이러스가 어떻게 전파됐는지는 뚜렷하게 파악되지 않아 방역 당국은 애를 태우고 있다.
◇역대 최악의 구제역
1일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충남 청양군 정산면 학암리 축산기술연구소에서 구제역 확진 판정이 나오면서 이번 구제역은 정부 수립 후 발생한 사상 최악의 구제역 사태로 발전했다.
우선 발생 범위가 가장 광범위하다.인천 강화-경기 김포-충북 충주에 이어 충남 청양으로까지 확산되면서 4개 시.도에 발생했다.
지금까지 구제역이 가장 광범위하게 번졌던 것은 2000년이다.당시엔 경기 파주와 충남 홍성,충북 충주 등 3개 도(道),6개 시.군에서 발생했는데 이를 넘어선 것이다.
살처분 규모도 점점 불어나면서 경제적 피해도 사상 최고를 예고하고 있다.지난달 28일 확진 판정이 떨어진 인천 강화군 불은면 고능리의 9차 구제역 농가까지 집계된 살처분 규모는 소.돼지.사슴.염소 등을 합쳐 4만3천240마리였다.
여기에 이번 충남 청양의 축산기술연구원 발병으로 인한 살처분 대상 5천495마리까지 합치면 4만8천735마리에 달한다.예방적 살처분 범위를 반경 3㎞로 넓힐 경우 이 숫자는 다시 크게 불어난다.
살처분 규모로는 아직 역대 최대였던 2002년(16만155마리)을 넘어서지 않았지만 살처분 보상금은 2002년 수준을 넘어설 전망이다.2002년 지급된 살처분 보상금이 531억원이었는데 이번엔 8차 발생 농장인 충주 때까지 집계된 액수만 521억원이었다.
경제적 피해의 또 다른 한 축이 되는 수매 비용도 앞으로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구제역 사태가 장기화할수록 제때 소.돼지를 시장에 내다팔지 못하는 농가가 늘면서 정부가 이를 사들이는 수매 비용이 불어나는데 구제역이 종결될 기미를 보이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사상 최악의 구제역’이라 할 만한 셈이다.이번 구제역이 여전히 진행형인 데다,감염 경로나 매개 같은 역학적 연관성은 파악되지 않고 있어 앞으로도 더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계절적으로도 구제역 전파에 최적의 시기여서 방역 당국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당국은 이달 말까지는 구제역이 더 기승을 부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방역 철저한 축산연구소도 뚫려
이번 구제역은 또 일반 가축 농가가 아닌 축산연구소에서 발생했다는 점에서 심각하다.축산연구소는 가축에 관한 한 전문가들이 모인 국가기관이다.그 역할도 종우(씨소),종돈(씨돼지) 등을 길러 송아지나 새끼돼지를 분양하는 일이다.
또 소나 돼지의 품종.품질 개량 등을 연구해 단순한 사육 농가에 비해 철저하고 전문적인 방역과 위생 조치가 취해진다.그런데도 구제역이 걸렸다는 점에서 전반적인 방역 체계의 부실 우려를 낳고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일반 가축 농가는 구제역에 걸려도 축산연구소가 걸려서는 안 되는데 어처구니 없는 일이 일어났다”고 말했다.
이 연구소는 충남도가 운영하는 곳으로,소와 돼지를 합쳐 1천540마리를 기르고 있다.이 중에는 종우,종돈이 포함돼 있으나 모두 살처분 대상이 됐다.또 연구소가 보관 중인 소.돼지의 정액은 모두 폐기 처분된다.
가축방역 당국은 또 이 연구소에서 1주일 이내에 종돈을 분양받아간 충남 서산의 돼지 농장 1곳(3천600마리 규모)에 대해서도 예방적 살처분을 하기로 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방역 매뉴얼상 구제역 발생지에서 1주일 이내에 씨가축을 분양받아간 농장도 예방적 살처분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방역 당국은 구제역의 침입 경로를 밝혀내기 위해 밤을 새워 역학조사를 벌였지만 뚜렷하게 드러난 것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어떻게,누구를 통해 전파됐는지 여전히 오리무중인 셈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 구제역이 어디로 번져나갈지 예측하고 사전에 막는 일에 자연히 한계가 따르게 된다.
경기 김포나 충북 충주,그리고 가장 최근인 지난달 27일 발생한 인천 강화의 구제역 농장은 한결같이 정밀검사에서 항원만 양성 반응이 나오고,항체는 음성 판정이 나왔다.
가축 몸속에 바이러스가 침투했지만 아직 항체가 형성되기 전이어서 구제역에 감염된 지 얼마 안 됐다는 의미다.방역 당국은 이들 사례의 경우 모두 3∼4일 내에 바이러스가 침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이는 방역 당국의 전방위적인 소독.차단방역 조치에도 불구하고 구제역 바이러스가 여전히 돌아다니고 있다는 의미일 수도 있어 사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연합뉴스
특히 구제역 발생 지역의 광범위함이나 경제적 피해 측면에서 ‘사상 최악’의 구제역 사태로 치닫고 말았다.그러나 이번에도 구제역 바이러스가 어떻게 전파됐는지는 뚜렷하게 파악되지 않아 방역 당국은 애를 태우고 있다.
◇역대 최악의 구제역
1일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충남 청양군 정산면 학암리 축산기술연구소에서 구제역 확진 판정이 나오면서 이번 구제역은 정부 수립 후 발생한 사상 최악의 구제역 사태로 발전했다.
우선 발생 범위가 가장 광범위하다.인천 강화-경기 김포-충북 충주에 이어 충남 청양으로까지 확산되면서 4개 시.도에 발생했다.
충남 청양 구제역발생
(청양=연합뉴스) 양영석 기자 = 충남 청양 축산기술연구소에서 구제역이 발생한 1일 관계자들이 연구소에서 사육중인 돼지를 살처분하고 있다.
(청양=연합뉴스) 양영석 기자 = 충남 청양 축산기술연구소에서 구제역이 발생한 1일 관계자들이 연구소에서 사육중인 돼지를 살처분하고 있다.
지금까지 구제역이 가장 광범위하게 번졌던 것은 2000년이다.당시엔 경기 파주와 충남 홍성,충북 충주 등 3개 도(道),6개 시.군에서 발생했는데 이를 넘어선 것이다.
살처분 규모도 점점 불어나면서 경제적 피해도 사상 최고를 예고하고 있다.지난달 28일 확진 판정이 떨어진 인천 강화군 불은면 고능리의 9차 구제역 농가까지 집계된 살처분 규모는 소.돼지.사슴.염소 등을 합쳐 4만3천240마리였다.
여기에 이번 충남 청양의 축산기술연구원 발병으로 인한 살처분 대상 5천495마리까지 합치면 4만8천735마리에 달한다.예방적 살처분 범위를 반경 3㎞로 넓힐 경우 이 숫자는 다시 크게 불어난다.
살처분 규모로는 아직 역대 최대였던 2002년(16만155마리)을 넘어서지 않았지만 살처분 보상금은 2002년 수준을 넘어설 전망이다.2002년 지급된 살처분 보상금이 531억원이었는데 이번엔 8차 발생 농장인 충주 때까지 집계된 액수만 521억원이었다.
경제적 피해의 또 다른 한 축이 되는 수매 비용도 앞으로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구제역 사태가 장기화할수록 제때 소.돼지를 시장에 내다팔지 못하는 농가가 늘면서 정부가 이를 사들이는 수매 비용이 불어나는데 구제역이 종결될 기미를 보이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사상 최악의 구제역’이라 할 만한 셈이다.이번 구제역이 여전히 진행형인 데다,감염 경로나 매개 같은 역학적 연관성은 파악되지 않고 있어 앞으로도 더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계절적으로도 구제역 전파에 최적의 시기여서 방역 당국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당국은 이달 말까지는 구제역이 더 기승을 부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방역 철저한 축산연구소도 뚫려
이번 구제역은 또 일반 가축 농가가 아닌 축산연구소에서 발생했다는 점에서 심각하다.축산연구소는 가축에 관한 한 전문가들이 모인 국가기관이다.그 역할도 종우(씨소),종돈(씨돼지) 등을 길러 송아지나 새끼돼지를 분양하는 일이다.
또 소나 돼지의 품종.품질 개량 등을 연구해 단순한 사육 농가에 비해 철저하고 전문적인 방역과 위생 조치가 취해진다.그런데도 구제역이 걸렸다는 점에서 전반적인 방역 체계의 부실 우려를 낳고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일반 가축 농가는 구제역에 걸려도 축산연구소가 걸려서는 안 되는데 어처구니 없는 일이 일어났다”고 말했다.
이 연구소는 충남도가 운영하는 곳으로,소와 돼지를 합쳐 1천540마리를 기르고 있다.이 중에는 종우,종돈이 포함돼 있으나 모두 살처분 대상이 됐다.또 연구소가 보관 중인 소.돼지의 정액은 모두 폐기 처분된다.
가축방역 당국은 또 이 연구소에서 1주일 이내에 종돈을 분양받아간 충남 서산의 돼지 농장 1곳(3천600마리 규모)에 대해서도 예방적 살처분을 하기로 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방역 매뉴얼상 구제역 발생지에서 1주일 이내에 씨가축을 분양받아간 농장도 예방적 살처분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방역 당국은 구제역의 침입 경로를 밝혀내기 위해 밤을 새워 역학조사를 벌였지만 뚜렷하게 드러난 것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어떻게,누구를 통해 전파됐는지 여전히 오리무중인 셈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 구제역이 어디로 번져나갈지 예측하고 사전에 막는 일에 자연히 한계가 따르게 된다.
경기 김포나 충북 충주,그리고 가장 최근인 지난달 27일 발생한 인천 강화의 구제역 농장은 한결같이 정밀검사에서 항원만 양성 반응이 나오고,항체는 음성 판정이 나왔다.
가축 몸속에 바이러스가 침투했지만 아직 항체가 형성되기 전이어서 구제역에 감염된 지 얼마 안 됐다는 의미다.방역 당국은 이들 사례의 경우 모두 3∼4일 내에 바이러스가 침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이는 방역 당국의 전방위적인 소독.차단방역 조치에도 불구하고 구제역 바이러스가 여전히 돌아다니고 있다는 의미일 수도 있어 사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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