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영 국방장관은 10일 “어뢰 제조에 사용되는 화약성분인 RDX가 검출된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RDX가 서방세계에서만 사용되고 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김 장관은 이날 국방부 기자실을 방문,“천안함 침몰 원인에 대해 최근 사회 일각과 일부 언론,특히 사이버공간에서 부정확한 내용을 근거로 한 무분별한 논란은 원인 규명에 전혀 도움을 주지 못한다.”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김 장관은 “RDX는 2차대전 때부터 사용된 폭약성분으로 옛소련을 포함한 다수의 사회주의 국가에서도 사용되었고,현재는 모든 국가의 군과 산업현장에서 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에 국방부는 RDX는 TNT 또는 TORPEX(폭뢰형 고성능폭약) 등과 혼합해 사용되며 테러리스트들도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방부는 “RDX 성분은 천안함 연돌과 폭발원점 해저에서 채취한 모래 등에서 검출됐다.”라며 RDX가 사용되는 폭약은 Composition A,Composition A5,Composition B,Composition C,Composition D,HBX,H-6,Cyclotol,C-4 등이라고 소개했다.

　김 장관은 “어뢰 가능성이 클 뿐이지 뭐라 말하기는 이르다.”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합조단 대변인인 문병옥 해군 준장은 “어뢰뿐 아니라 기뢰도 RDX를 사용한다.”라고 밝혔다.

　김 장관은 “선체의 절단 부위에서 수 개의 알루미늄 조각을 채집하여 이 조각이 선체의 일부인지 또는 어뢰의 파편인지를 정밀 분석 중”이라며 “(알루미늄 조각이) 선체 부분인 것도,아닌 것도 있으며 현재 분석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화약성분과 조그마한 파편 등이 어뢰 등과 연관이 있는지 분석하고 있는데 쉽지 않다.”라며 “다른 국가의 무기 체계에 대한 자료가 공개된 게 별로 없어 일정 루트를 통해 입수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수집한 자료들을 분석하고 함수와 함미의 모양을 고려해 어떤 형태의 폭발인지 시뮬레이션을 하고 있는데 복합적인 시뮬레이션이라서 시간이 걸리고 있다.”라며 “모든 자료는 미국에 보내는 등 한미가 공유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일각에서는 아직도 좌초설 또는 좌초후 충돌설을 주장하고 있어 대단히 유감스럽다.”라며 “함미 우현측에 나타난 자국은 긁힘에 의한 게 아니라 외부의 강력한 힘이 선저에서 위쪽으로 작용해 접힌 현상으로 나타난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 “사고 해역의 수심도 47ｍ로 인근에 어떠한 암초도 없음이 해난구조대에 확인됐고,민주당 천안함 진상조사위원회에서도 전술지휘통제체계(KNTDS) 녹화화면을 통해 그 위치를 확인한 바 있다.”라고 해명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좌초 후 미국 함정과의 충돌설’에 대해서는 “당시 천안함 인근 해역에서 수상 접촉물을 포착한 바 없고 한미 연합훈련도 사고 발생지점으로부터 189㎞ 이격된 태안반도 서방에서 실시되고 있었다.”라고 강하게 부인했다.

　김 장관은 폭발에 의해서는 배가 90도로 기울지 않는다는 주장과 관련,“함미는 넓은 격실에 물이 한꺼번에 들어와 순식간에 침몰했고,함수는 무게중심이 설계상 위치보다 상부쪽으로 옮겨져 급격히 복원력이 상실되면서 90도 기울어졌고 격실이 많아 일정 시간 부력을 유지한 채 떠내려가다 침몰했다.”라고 반박했다.

　김 장관은 “이번 조사가 끝나면 합조단 명단을 공개할 것”이라며 “중국과 러시아 등에도 앞으로 조사결과를 설명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