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진실찾기 17년… 궁금증 모두 밝혔다”

“역사적 진실찾기 17년… 궁금증 모두 밝혔다”

입력 2010-05-12 00:00
업데이트 2010-05-12 00:58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소설 7종 묶은 ‘베스트컬렉션’ 펴낸 김진명 씨

1993년 나온 장편소설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는 600만부가 넘게 팔린 한국 출판사상 희대의 베스트셀러였다. 문예지 또는 신춘문예와 같은 정식 등단 절차도 거치지 않은 김진명(52)이라는 ‘괴물’이 문단에 불쑥 튀어나오게 된 사건이었다. 그는 그 뒤로도 ‘가즈오의 나라’ 200만부, ‘황태자비 납치 사건’ 100만부, ‘하늘이여 땅이여’ 250만부, ‘한반도’ 100만부 등 선 굵은 문체와 한반도를 둘러싼 역사 속 서사 구조를 앞세운 팩션(팩트+픽션)을 썼고, 쓰는 족족 베스트셀러 반열에 이름을 올렸다.

이미지 확대
김진명 씨
김진명 씨
●기존 소설 오류잡고 제목 바꾸기도

사료와 문건에 근거해 오로지 역사적 진실만을 찾아 소설로 다루는 그는 소설가라기보다는 ‘재야 역사학자’에 가까웠다. ‘민족주의 과잉’이라는 비판 속에서 주류 문단과 역사학계는 애써 외면했지만, 독자들은 열광했다. 독자들은 “팩트(사실)냐, 픽션(허구)이냐.”는 질문을 쏟아내거나, “차라리 사실이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김진명 소설에 열광했다.

그가 17년간의 문학적 성취, 역사적 사실을 모은 ‘김진명 베스트컬렉션’(새움 펴냄)을 내놓았다. 지금까지 발표한 7종의 작품을 묶은 종합세트다.

●열정 갖고 기자·학자보다 깊이 연구

“아주 기쁩니다. 내가 썼던 소설들의 사실적 근거를 모두 드러냈고 그동안 독자들이 숱하게 던진 질문들에 대답할 수 있게 됐네요.”

11일 서울 태평로 한 음식점에서 기자들과 만난 김씨의 얼굴에는 만족감과 자부심이 배어나왔다. 단순히 기존 소설을 묶어서 세트로 내놓은 것이 아니라 역사적 사실의 세세한 오류도 바로잡고, 미처 공개하지 못했던 실명(實名), 역사적 사실을 보태는 등 대폭 손질을 했다. 일부 작품은 아예 제목을 바꾸기도 했다. ‘가즈오의 나라’는 ‘몽유도원’으로, ‘한반도’는 ‘10·26’으로, ‘코리아닷컴’은 ‘최후의 경전’으로 이름을 바꿨다.

오롯이 그의 발품과 열정 앞에 10·26의 역사적 진실, 광개토대왕비가 감추고 있던 비밀, ‘대한민국’ 국호의 유래에 대한 서지학적 논거 등이 소설의 옷을 입고 드러났다. 김씨는 “역사학자나 기자들보다 내가 더 진실에 접근할 수 있는 것은 시간과 돈, 열정을 갖고 한가지 문제에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면서 “소설을 쓰면서 우리 사회의 열정을 가진 아마추어들이 해야할 일이 많음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문단은 나름의 역할과 가치가 있고 존중한다. 다만 가장 중요한 것은 독자이며 작가는 독자의 마음 속에 영원히 살아있는 것임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차기작은 94년 北영변폭격 계획 다룰것

그의 소설이 다뤘던 사실과 허구 여부에 대한 의문은 개정판에서 조금 더 명확해졌다. 작가 창작노트인 ‘대한민국 7대 미스터리’도 덧붙여져 의문을 좀 더 확실히 풀어준다. 작가노트는 비매품으로 베스트컬렉션 구매 독자에게 덤으로 주어진다.

다음 작품은 전쟁으로 치달을 위기에 놓였던 1994년 북한 영변 폭격 계획을 다룰 예정이다. 묻혀있던 또다른 진실이 발굴될지 지켜볼 일이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2010-05-12 29면
많이 본 뉴스
공무원 인기 시들해진 까닭은? 
한때 ‘신의 직장’이라는 말까지 나왔던 공무원의 인기가 식어가고 있습니다. 올해 9급 공채 경쟁률은 21.8대1로 3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공무원 인기가 하락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낮은 임금
경직된 조직 문화
민원인 횡포
높은 업무 강도
미흡한 성과 보상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