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육원생 보내려…아리랑응원단장 ‘남아공’서 못본다

보육원생 보내려…아리랑응원단장 ‘남아공’서 못본다

입력 2010-05-24 00:00
수정 2010-05-24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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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에서 열리는 축구 국가대표팀 경기 때면 어김없이 얼굴에 태극문양을 하고 응원을 해온 아리랑응원단장 박용식(47)씨를 올해 남아공월드컵에서는 볼 수 없게 됐다.

 이는 박씨가 후원해온 보육원생들에게 “이번 남아공월드컵을 꼭 구경시켜주겠다”고 한 약속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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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랑응원 단장 박용식씨 보육원 어린이들을 남아공월드컵 보내주기 위해 남아공행 포기한 축구 마니아 박용식씨(가운데)가 독일월드컵때 응원하던 모습. 대전=연합뉴스
아리랑응원 단장 박용식씨
보육원 어린이들을 남아공월드컵 보내주기 위해 남아공행 포기한 축구 마니아 박용식씨(가운데)가 독일월드컵때 응원하던 모습.
대전=연합뉴스
 대전 대덕구 연축동에 있는 성우보육원을 20년 넘게 후원해온 박씨는 2008년 상암에서 열린 맨유경기에 20여명의 아이들을 데리고 가 관람을 했다.

 돌아오는 차 안에서 아이들이 전에 없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본 박씨는 보육원장과 상의해 “모범적인 생활을 하고 성적이 우수한 보육원생 1-2명을 선발해 남아공월드컵에 데리고 가겠다.”라고 공포했다.

 그 때문인지 보육원생들은 그동안 열심히 공부하며 성실한 생활을 했고,보육원에서는 남아공월드컵에 구경하러 갈 중학생과 고등학생 1명씩을 대상으로 선발했다고 통보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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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랑응원 단장 박용식씨 보육원 어린이들을 남아공월드컵에 보내주기 위해 남아공행 포기한 축구 마니아 박용식씨(왼쪽)가 베이징올림픽 때 추성훈 선수 옆에서 응원하던 모습. 대전=연합뉴스
아리랑응원 단장 박용식씨
보육원 어린이들을 남아공월드컵에 보내주기 위해 남아공행 포기한 축구 마니아 박용식씨(왼쪽)가 베이징올림픽 때 추성훈 선수 옆에서 응원하던 모습.
대전=연합뉴스
 하지만,지난해 경제난 등의 여파로 박씨가 운영하던 음식점의 경기가 나빠지면서 아이 둘을 데리고 갈 만한 자금 확보가 여의치 않았다.

 경제적인 부담 문제로 고민하던 박씨는 결국 ‘내가 못 가더라도 아이들만은 반드시 보내야 한다“는 마음에 약속을 지키기로 했다.

 박씨는 ”20년 가까이 국가대표 경기를 응원해온 당사자로서 이번 월드컵을 포기하기가 쉽지 않았다.“라며 ”하지만,그토록 소원하던 남아공 월드컵 경기를 볼 수 있다는 생각에 들떠 있을 아이들을 생각하면 제가 간 것 이상으로 마음이 뿌듯하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전 TV 앞에서 남아공에 갔을 때보다 더 힘차게 응원할 각오“라며 ”아이들이 대한민국을 사랑하고 봉사하는 삶을 사는 어른으로 성장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넉넉하지 않은 어린 시절을 보낸 박씨는 20여 년 전부터 자비로 불우 어린이를 위한 축구경기 관람은 물론,학비와 생활비 지원 등을 해 왔으며 지난해 이런 공적으로 보건복지가족부장관상을 받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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