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FDA ‘여성용 비아그라’ 승인검토 착수

美 FDA ‘여성용 비아그라’ 승인검토 착수

입력 2010-05-24 00:00
업데이트 2010-05-24 17:19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여성의 성욕을 증가시키는 이른바 ‘여성용 비아그라’ 약물에 대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승인 검토 과정에 착수해 이 약물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4일 보도했다.

 FDA의 생식건강약품 자문위원회는 6월 18일 회의를 갖고 독일 제약사 베링거인겔하임이 개발한 플리반세린(Flivanserin)의 승인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

 베링거인겔하임에 따르면 플리반세린은 여성의 뇌에 화학적 작용을 가해 성욕을 불러일으킴으로써 성욕감퇴장애(Hypoactive Sexual Desire Disorder,HSDD)를 치료하는 효과를 갖고 있다.

 이 약물은 애초 항우울제로 개발됐으나 연구 과정에서 원래 용도로는 효과가 거의 없는 반면 여성의 성욕을 증가시키는 부작용이 발견되자 베링거인겔하임은 성욕감퇴장애 치료 효과에 대해 추가 연구를 벌였다.

 북미,유럽에서 성욕감퇴장애 진단을 받은 5천명 이상의 18~50세의 가임기 여성들을 대상으로 벌인 실험에서 매일 플리반세린 100㎎을 투약받은 여성들은 만족스러운 성관계 횟수가 기존 월 2.7회에서 월 4.5회로 늘어난 반면,플라시보(위약)을 투약받은 여성들은 3.7회에 그쳐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차이가 상대적으로 적어 무의미하다는 몇몇 비판도 있으나 연구진은 투약에 따른 차이가 유의미하다고 밝혔다.

 이러한 작용의 정확한 과정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뇌내 화학물질인 세로토닌을 줄이고 도파민과 노레피네프린을 늘리는 것으로 관찰됐다.

 1998년 출시된 발기부전 치료제 비아그라의 대성공 이후 여성을 위한 유사 약물을 내놓으려는 시도가 우후죽순처럼 잇따랐으며,일부 연구에 따르면 전체 여성들의 10%가 성욕감퇴장애로 인해 고통받고 있다.

 베링거인겔하임은 플리반세린과 같은 여성용 비아그라 시장이 미국에서만 2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 거대한 시장을 여는 첫 제품이 될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그러나 이 약이 여성 건강을 위한 오랜 노력의 일환인지,제약산업이 존재 여부가 의심스러운 새로운 정신장애를 만들어내서 불필요하고 잠재적으로 위험한 약물을 팔아먹으려는 새로운 사례인지 논란이 커지고 있다.

 “성적 해방에 대한 여성의 바람은 매우 타당하지만,그러한 바람이 여성을 진실로 이해하려 하지 않고 이윤 추구에만 몰두한 산업에 의해 악용될까 두렵다”라고 뉴욕대 의대의 신경정신과 교수 리어노어 티퍼는 비판했다.

 이에 대해 베링거인겔하임의 플리반세린 연구 책임자인 미카엘 잔트는 “성욕감퇴장애가 제약산업이 만들어낸 것이라는 생각은 잘못됐다.이는 새로운 것이 아니라 오랫동안 여성들에게 고통을 줬던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FDA는 앞으로 이 약물의 혜택과 잠재적인 위험성을 저울질하기 위해 욕망,흥분,만족,괴로움과 같은 규정하기 힘든 미묘한 감정들의 문제를 헤쳐나가야 할 것이라고 WP는 지적했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최저임금 차등 적용, 당신의 생각은?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을 위한 심의가 5월 21일 시작된 가운데 경영계와 노동계의 공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올해 최대 화두는 ‘업종별 최저임금 차등 적용’입니다. 경영계는 일부 업종 최저임금 차등 적용을 요구한 반면, 노동계는 차별을 조장하는 행위라며 반대하고 있습니다. 당신의 생각은?
찬성
반대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