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런 죽일놈”…동대문 성폭행범 현장검증에 주민 분노

“저런 죽일놈”…동대문 성폭행범 현장검증에 주민 분노

입력 2010-07-20 00:00
업데이트 2010-07-20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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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동대문구에서 초등학생을 성폭행한 양모(25)씨는 자신이 저지른 죄가 무거운 줄 아는지 고개를 푹 숙인 채 하늘을 제대로 올려다보지 못했다.

 ‘동대문구 초등생 성폭행 사건’의 현장검증이 있은 20일 오전 10시 장안동의 한 주택가 골목 초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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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장안동에서 동대문 초등생 성폭행 피의자 양모씨에 대한 현장검증이 열려 몰려든 주민들이 검증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20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장안동에서 동대문 초등생 성폭행 피의자 양모씨에 대한 현장검증이 열려 몰려든 주민들이 검증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남색 모자를 푹 눌러쓰고 흰색 마스크를 낀 양씨가 경찰차에서 내리자 경찰 통제선 뒤쪽에 모여있던 주민들이 “모자와 마스크를 벗겨라” “저런 죽일 놈” 등의 말로 분개했다.

 범행 당시 검은색 머리였던 양씨는 범행 후 자신의 모습을 바꾸려 한 듯 이날 금빛으로 염색한 상태로 나타났다.

 현장검증은 양씨가 여아를 성폭행하기 전 티셔츠와 오토바이를 훔치는 장면은 생략하고 양씨가 여아의 집 앞으로 오토바이를 타고 접근하는 것부터 시작됐다.

 양씨는 현장검증에 앞서 “피해 아동과 가족에게 할말은 없느냐” “심경은 어떻냐” 등 기자들의 질문에 작은 목소리로 “죄송합니다”라는 말만 반복했다.

 양씨는 골목 초입에서 10m 가량 떨어진 여학생의 집 앞에 훔친 오토바이를 세우고선 “집에 가서 함께 놀자”며 여아에게 말하는 장면을 태연히 재연했다.

 이어 여아를 대신한 소형 마네킹과 함께 3층 주택의 반지하방으로 들어갔다.

 피해 아동의 가족이 이사한 탓에 12㎡와 9㎡의 방 2개가 붙어 있는 집안은 깨끗이 비워진 상태였다.

 양씨가 군청색 매트리스 위에 반쯤 앉은 여아를 성폭행한 뒤 오토바이를 타고 달아나는 장면을 마지막으로 20여분간 이어진 현장검증은 끝이 났다.

 이날 검증을 마치고 양씨가 차량에 올라 떠나려고 하자 분개한 몇명의 주민이 얼굴을 공개하라며 차를 가로막는 소동이 빚어지기도 했다.

 일부 주민은 차량을 손으로 치며 “왜 파렴치한 범인의 얼굴을 공개하지 않느냐” “경찰이 범인을 감싸줄 필요가 있느냐”고 소리치기도 했다.

 주민 김명숙(58.여)씨는 “나도 손녀가 2명이나 있는데 요즘 흉흉한 성범죄가 많아 걱정이 많다”며 “성폭행범은 아예 세상에 발 붙이지 못하도록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경찰 관계자는 “양씨는 경찰 조사에서 술마시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다가 범행을 했는데 자신도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고 했다”며 “피해 아동과 가족에게는 ‘미안하다’는 말을 전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양씨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하고 21일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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