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빚 31억 진 고소득 의사에 파산 판단

법원, 빚 31억 진 고소득 의사에 파산 판단

입력 2010-08-05 00:00
업데이트 2010-08-05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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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소득 의사라도 갚기 어려울 만큼 많은 빚을 지게 됐다면 파산을 선고할 수 있다는 취지의 판결이 나왔다.

 광주지법 민사 11부(선재성 부장판사)는 5일 의사 이모(40)씨가 낸 파산선고 및 면책 신청 항고심에서 파산신청을 기각한 원심을 취소하고 1심 법원으로 돌려보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이씨는 빚이 31억여원에 이르지만 별다른 재산이 없어 신용이나 소득으로 빚을 갚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상당 기간 의사로서 빚을 일부 갚을 수 있는 사정을 고려하더라도 갚을 능력이 부족하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또 ”이씨는 성실하게 회생절차를 진행했는데도 채권자들이 높은 변제율을 요구해 회생절차가 폐지됐다“며 ”이씨에게 파산절차를 이용할 수 없게 하는 것은 파탄을 맞은 채무자의 회생을 도모하는 파산법의 목적에 어긋난다“고 밝혔다.

 이 같은 결정은 생계비를 넘는 소득이 있는 채무자가 파산신청을 할 경우 파산절차 남용으로 보고 파산과 면책을 인정하지 않던 관례를 깨는 것이어서 관심을 끌고 있다.

 광주지법 관계자는 ”채권자 입장에서는 채무자가 파산하는 것보다 회생절차를 통해 일정 부분이라도 채권을 회수하는 것이 이익일 것“이라며 ”이번 결정으로 채권자들은 회생계획안에 대해 더 신중하게 고려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씨는 병원 운영과 장비 투자 등으로 신용보증기금에 31억여원의 빚을 안아 월급여 423만원 가운데 생계비 등을 뺀 매월 200만원씩 10년간 지급해 원금의 12%를 갚겠다는 내용의 회생계획안을 제출했으나 채권자들로부터 거부됐다.

 이씨는 법원에 파산신청을 했지만 1심 법원은 ”채무가 거액이라도 계속 갚아갈 수 있다“며 기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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