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급 내정자 9명 중 8명이 광복절 태극기 게양 안 해

장관급 내정자 9명 중 8명이 광복절 태극기 게양 안 해

입력 2010-08-16 00:00
수정 2010-08-16 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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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비워서””달 장소가 없어서” 핑계도 가지가지…시민들 “어이 없다”

광복절 65주년을 맞아 전국적으로 태극기 달기 운동이 벌어졌지만 정작 국정을 맡을 새 장관 내정자들은 대부분 국기를 게양하지 않아 빈축을 사고 있다.

한일병탄 100주년에 맞는 뜻 깊은 광복절에 전국적으로 태극기 달기 운동이 펼쳐졌다.

부산시, 강원도 원주 등 지방자치단체는 시청이나 읍·면·동 주민센터 등지에서 태극기를 판매하고 소속직원이 국기달기를 솔선수범할 것을 권장했던 것.

하지만 이런 캠페인에도 솔선수범을 보여야 할 장관 내정자 대부분은 국기를 게양하지 않았던 것으로 15일 CBS 취재결과 확인됐다.

수도권에 주소지를 둔 9명의 장관 내정자들 중 오직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내정자만이 태극기를 게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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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썰렁하게 빈 국기봉

자택에 태극기를 꽂을 수 있는 국기봉이 있음에도 태극기를 게양하지 않은 내정자들은 눈총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특임 장관에 내정된 한나라당 이재오 의원의 은평구 자택엔 ‘이재오’라고 써 진 큼직한 문패 옆에 빈 국기봉만 허투로 매달려 있었다.

이 의원의 입장을 듣기 위해 초인종을 눌러봤지만 돌아오는 대답을 들을 수는 없었다.

이현동 국세청장 내정자가 거주하는 서울 사당동의 한 아파트엔 최근의 현실을 반영하듯 태극기를 발견할 수 없었다. 이 내정자의 솔선수범이 아쉬운 부분이었다. 관련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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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내정자의 부인은 “태극기를 게양해야 하는 건 알고 있었다”며 “하루 동안 집을 비워 태극기를 게양하지 못했다”고 변명했다.

이 밖에 진수희 보건복지부 장관 내정자, 유정복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내정자, 조현오 경찰청장 내정자의 아파트에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태극기를 찾을 순 없었다.

◆ 주상복합 아파트 살아 ‘게양 장소 없어’

국기 게양 장소가 없어 태극기를 걸 수 없었다고 항변하는 내정자들도 있었다.

[IMG4]박재완 고용노동부 장관 내정자가 사는 분당의 한 주상복합 아파트에는 단 한 가구도 태극기를 게양하지 않았다.

박 내정자의 부인은 “주상복합건물 자체에 태극기를 달 수 없다”며 “방충망을 뚫어야 하는데 밖으로 손 내밀고 서 있을 수 없지 않나”며 하소연했다.

주상복합 건물 관리자는 “아파트가 워낙 고층이다보니 게양된 태극기가 바람에라도 떨어지면 위험하다”면서 “창문도 조금밖에 열리지 않아 태극기를 게양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신재민 문화관광부 장관 내정자, 이재훈 지식경재부 장관 내정자도 주상복합 아파트에 살아 같은 이유로 태극기를 게양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 시민들, “지도자급이 안 달아? 어이 없다”

국가의 지도자가 될 인사들이 대부분 태극기를 게양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시민들은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

광복절을 맞아 태극기를 게양했다는 이정우(50) 씨는 “태극기는 국가의 상징인데 일반인도 아니고 지도자급이 안 달았다는 건 문제가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김정옥(34·여) 씨도 “국민보다 생각이 앞서가야할 사람들이 모범을 보여주지 못한 건 잘못됐다 생각한다”며 어이없어 했다.

노컷뉴스(nocu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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