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아내 속이고 이혼소송냈다 패소

중국인 아내 속이고 이혼소송냈다 패소

입력 2010-08-24 00:00
수정 2010-08-24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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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혼인파탄 책임물어 위자료 지급 판결

 위자료 등의 금전적 부담을 지지 않으려고 중국인 아내가 낸 이혼 소송은 취하시키고 자신이 아내 모르게 청구한 이혼 소송은 그대로 진행해 승소 판결받았던 남편이 결국 혼인 파탄의 책임을 지게 됐다.

 서울가정법원 가사1부(안영길 부장판사)는 A(66)씨가 중국인 아내 B(55.여)씨를 상대로 낸 이혼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A씨의 청구를 받아들였던 1심과 달리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고 24일 밝혔다.

 반면 아내가 이혼 및 재산분할을 요구하며 남편을 상대로 제기한 반소(反訴) 청구는 모두 받아들여 “두 사람은 이혼하고 A씨는 B씨에게 위자료 5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A씨와 B씨 양쪽 모두 이혼을 원하는 점,별거기간이 약 2년7개월에 이르는 점 등의 사정을 참작해볼 때 혼인관계가 파탄됐다고 인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혼인생활 중 생활비를 지급하면서 가사일도 도맡아 하는 아내를 고마워하지는 못할망정 부당하게 타박하고 폭행한 점,거짓말로 아내의 이혼 소송을 취하시켜 또 한 번의 상처를 준 점 등의 사정을 침착할 때 혼인 파탄의 주된 책임은 A씨에게 있다”고 판단했다.

 A씨와 중국인 B씨는 2006년 10월 혼인신고를 마치고 B씨가 같은 해 12월 한국에 입국하면서 본격적인 혼인생활을 시작했으나,남편은 혼인기간 내내 밥을 많이 먹는다거나 전기를 많이 쓴다는 이유 등으로 아내를 타박하며 돈을 벌어오라고 요구했다.

 B씨는 모텔 등지에서 직업을 구해 돈을 벌게 되면 생활비 명목으로 남편에게 돈을 지급했을 뿐 아니라 한 달에 2차례 정도는 집에 돌아와 밀린 가사일을 했다.

 B씨는 참다못해 이혼을 결심하고 소송을 냈으나,A씨는 자신 역시 이혼소송을 진행하고 있다는 사실을 숨긴 채 ‘화해하고 함께 살고 싶다’는 거짓말로 B씨에게 소를 취하하게 했다.

 A씨는 B씨가 소가 취하한 후에야 이혼한 것으로 기재되어 있는 혼인관계증명서를 보여주며 이혼 소송에서 승소 판결을 받은 사실을 밝혔고,B씨는 이에 불복해 항소하면서 이혼과 위자료 등을 요구하는 반소를 제기했다.

 김윤정 서울가정법원 공보판사는 “이번 사건은 혼인 파탄의 주된 책임이 남편에게 있다는 것을 인정해 외국인 아내가 청구한 위자료 500만원을 전부 받아들인 사례”라고 말했다.

 또 “혼인파탄의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에 따라 외국인 당사자의 체류문제가 달라질 수 있어 남편의 책임을 인정한 이번 판결이 외국인 아내에게는 중요한 의미였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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