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다이아몬드 옥새 ‘2006 예술상’ 받아

가짜 다이아몬드 옥새 ‘2006 예술상’ 받아

입력 2010-09-06 00:00
수정 2010-09-06 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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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 취소·상금 회수해야” 논란 확산… 민홍규씨 영장 신청

국새 의혹으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4대 국새제작 단장 민홍규(56)씨가 2006년 가짜 다이아몬드 옥새로 한국문화예술상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경찰은 5일 민씨에 대해 사기 및 사기미수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날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 따르면 민씨는 ‘2006 올해의 예술상’ 전통예술 부문에서 가짜 다이아몬드 옥새로 상금 3000만원을 받았다. 민씨는 2006년 2월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에비뉴엘 갤러리에서 ‘600년을 이어온 세불 옥새전’이란 이름으로 다이아몬드 봉황 옥새를 전시한 공로로 상을 받았다. 전시된 옥새는 다이아몬드와 백금으로 꾸민 40억원 상당이라고 홍보했지만 실제로 황동·니켈·인조 다이아몬드가 사용된 원가 200만원짜리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가짜 국새로 상을 받은 셈이어서 상의 권위와 함께 수상 취소 논란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전통예술 관계자는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이 국민 세금으로 준 것 아니냐.”며 “수상도 취소하고 상금도 회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화예술위원회는 옛 문예진흥원으로, 참여정부 때 민간 자율이라는 취지로 출범했다. 한국문화예술상은 문학·미술·연극·무용·음악·전통예술·다원예술 등 7개 분야별로 추천이나 현장 심사를 통해 연말마다 결정된다. 문화예술위원회 관계자는 “오래된 일이라 민씨가 상을 받았다는 사실을 몰랐다.”면서 “당시 상황에 대해 재검토해보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서울지방경찰청은 민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면서 횡령 혐의는 적용하지 않았다. 경찰은 “민씨가 전통기술이 없음에도 행정안전부로부터 전통 국새 제작비 1억 9000만원을 받아 금을 구입했기 때문에 사기 혐의가 적용된다.”면서도 “이후 국새 제작용 금을 빼돌려 금도장을 만들었으나 이미 사기를 통해 구입한 금을 다른 용도로 쓴 것이기 때문에 횡령 혐의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민씨가 국새 제작과 관련한 원천 기술을 보유하고 있지 않으며, 국새를 제작하고 남은 금 1.2㎏을 유용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 민씨가 쓴 ‘옥새(玉璽)’란 책에서 일부 사진과 그림이 위조되거나 허위로 꾸며진 사실을 밝혀냈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2010-09-06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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