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만원에 박사 논문”…학사 출신이 석박사 논문 대필

“200만원에 박사 논문”…학사 출신이 석박사 논문 대필

입력 2010-10-19 00:00
업데이트 2010-10-19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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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만원에 박사 논문 만들어드려요.”

 논문 대필 혐의(업무방해 및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 등)로 19일 대구지방경찰청에 적발된 전문 대필자 이모(35.무직)씨가 한 수도권 사립대를 졸업한 평범한 학사 출신이면서 국내 유수의 대학 학사는 물론이고 석박사급까지 학위 논문 20여편을 대필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대학을 졸업한 뒤 인천의 한 의과대학 대학원 행정조교로 4년여간 근무하면서 학위 논문의 구성요건과 형식을 익힌 것으로 드러났다.

 대부분의 학위 논문 심사가 내용보다는 형식만 제대로 갖추면 심사를 통과할 수 있다는 허점을 알게 된 것.

 이에따라 이씨는 지난 2008년부터 다니던 직장까지 그만두고 인터넷 논문대필 사이트에 대필자로 회원 등록을 한 뒤 본격적으로 다른 사람들의 논문을 대필하기 시작했다.

 이씨는 이 과정에 박사학위 논문 1편과 석사학위 논문 18편을 포함,모두 22편의 논문을 대필해주고 모두 4천여만원을 챙겼다.

 박사학위 논문은 편당 평균 200여만원,석사학위 논문은 100여만원,학사학위 논문은 30여만원씩을 받았다.

 특히 이 가운데는 서울대 학부생의 의뢰를 받아 작성된 것은 물론이고 국내 유수의 국립대와 사립대 석·박사급 논문도 대거 포함됐다.

 논문을 작성한 분야도 다양했다.

 이씨는 한 수도권 사립대에서 관광경영학 학사학위를 받은 학력이 전부였지만 본인이 대필한 논문들은 인문사회 분야는 물론이고 공학,예체능 등 거의 모든 학문 분야를 망라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조사 결과 이씨는 인터넷 국회도서관 또는 한국교육학술정보원 사이트 등을 검색,의뢰받은 논문 주제와 유사한 논문 여러 편을 짜깁기하는 수법을 주로 사용했고 이처럼 논문을 한 편을 짜깁기하는데는 불과 하루이틀의 시간밖에 걸리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이씨가 대필한 논문들은 내용을 들여다보면 짜깁기의 흔적이 역력한데도 불구하고 모두 논문 심사를 무사히 통과,대학들의 논문 심사가 내용보다는 형식만 중시하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씨가 이들 논문 외에도 대필을 해준 사례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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