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북구 69세 유인자씨
제주국제관악제조직위원회는 1952년 7월 한국전쟁 당시 제주를 방문한 이승만 대통령 앞에서 클라리넷을 연주했던 ‘클라리넷 소녀’를 58년만에 찾았다고 28일 밝혔다.조직위는 전쟁고아인 이 소녀가 전쟁의 참화 속에서 악기를 부는 모습(왼쪽)이 한국관악사 등에 의미를 지니고 있다며 지난 8월 클라리넷 소녀를 찾기 위해 전국에 수소문했다.
서울 성북구 69세 유인자씨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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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악대가 있던 이곳에서 유씨는 클라리넷을 처음 잡았다. 그해 여름 유씨는 제주도를 방문한 이 대통령 내외 앞에서 클라리넷을 연주했다. 유씨는 “대통령이 미국 민요인 ‘매기의 추억’을 좋아하신다고 그 곡을 연주했다.”면서 “이 대통령은 나보고 ‘귀엽다’면서 머리를 쓰다듬어 주곤 다시 한번 연주해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유씨는 보육원의 배려로 서울에서 고교를 졸업, 서울대 국악과에 합격했지만 등록금이 없어 진학을 포기했다. 유씨는 24살 때 지금의 남편과 결혼해 슬하에 1남 2녀를 두었다.
제주국제관악제조직위 이상철 상임부위원장은 “내년 제주국제관악제에 유씨를 초대해 58년 전의 클라리넷 선율을 다시 듣고 싶다.”고 밝혔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2010-10-29 25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