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많아 언제 뜰지 모르지만 만난것만 해도 큰 기쁨”

“나이많아 언제 뜰지 모르지만 만난것만 해도 큰 기쁨”

입력 2010-11-05 00:00
업데이트 2010-11-05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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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시작된 이산가족 ‘2차 상봉’ 행사가 5일 재이별의 슬픔과 아쉬움 속에 마무리됐다.

남측 상봉신청자 93명과 북측 가족 203명은 이날 오전 9시부터 1시간 동안 금강산호텔에서 ‘작별상봉’을 갖고 눈물을 흘리며 이별 인사를 나눴다.

남북 이산가족을 통틀어 최고령인 남측 김부랑(97.여)씨는 일시적인 건강악화로 작별상봉 자리에 나오지 못해 전날 94명이던 우리 측 인원이 1명 줄었다.

헤어질 시간이 다가오자 상봉장 곳곳에서 참았던 울음소리가 터져나왔고, 비교적 감정을 잘 절제해온 북측 가족들도 눈시울을 붉히며 슬픈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작별상봉이 끝난 뒤 호텔 밖 버스 7대에 분승한 남측 가족과 배웅 나온 북측 가족은 차창을 통해 손을 맞잡고 ‘고향의 봄’을 부르며 이별의 아쉬움을 달랬다.

치매 증세가 있는 김정순(90.여)씨는 북측 딸 변춘광(60)씨와 헤어지는 순간 “같이 금강산 가는 거 아니었냐”며 울먹였고, 조윤수(78)씨는 눈물을 흘리면서도 “100살까지 살 테니 오빠 걱정 마라”며 북측 여동생 명수(73)씨를 위로했다.

북측 아들을 만난 지달수(93)씨는 “내 나이가 많아 언제 세상을 뜰지 모르고 이제 헤어지면 언제 다시 만날지 기약할 수도 없지만 아들을 만난 것 자체가 큰 기쁨이었다”면서 “서로 통일이 되도록 노력하자는 얘기를 했다”며 눈물을 흘렸다.

북측 상봉단의 최성익 단장(조선적십자회 부위원장)은 상봉 정례화 전망을 묻는 우리 측 기자들의 질문에 “이미 그 문제는 연계되어 해결돼야 한다는 입장을 남측에 전했다”면서 인도적 지원과 금강산관광 재개 요구를 우회적으로 되풀이했다.

우리 측 가족들 가운데 일부는 “북한의 가족들이 ‘금강산관광이 빨리 재개돼야 한다’는 말을 하기도 했지만, 교육을 많이 받은 것 같아 가만히 듣고 있었다”고 전하기도 했다.

한편 지난달 30일부터 두 차례에 걸쳐 각각 2박3일 일정으로 진행된 이번 상봉행사에서는, 1차 남 436명.북 97명, 2차 남 94명.북 203명 등 모두 830명의 남북 이산가족이 60년만에 재회의 기쁨을 나눴다.

남북 적십자는 오는 25일 상봉 정례화를 논의하기 위해 2차 회담을 열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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