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은사-총무원, 명진스님 후임놓고 막판 갈등

봉은사-총무원, 명진스님 후임놓고 막판 갈등

입력 2010-11-08 00:00
업데이트 2010-11-08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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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봉은사 주지 명진스님의 임기 만료가 닷새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후임 주지 임명을 둘러싸고 명진스님 측과 조계종 총무원의 막판 힘겨루기가 진행되고 있다.

 봉은사 신도회(신도회장 송진) 소속 신도 100여명은 8일 오전 조계사 총무원 앞에서 봉은사 직영 지정 철회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봉은사는 분규가 있었던 사고 사찰이거나 재정이 극히 우량한 기도사찰이 아니라 신도들의 교육과 조직,활동으로 유지되는 도심의 포교사찰인데도 직영사찰로 지정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소통없는 봉은사 직영사찰 지정은 반드시 철회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봉은사는 이날 오후 7시에는 봉은사 법왕루에서 직영 지정 철회를 촉구하는 특별법회를 봉행한다.

 이에 앞서 명진스님은 7일 일요법회 법문에서 봉은사를 직영사찰로 지정한 것은 총무원장 자승스님이 정권과 결탁했기 때문이라며 “잘 화해되고 잘 풀리는 걸로 받아들였지만 이제 내 임기가 일주일도 안 남았는데 내가 납득할만한 답변을 주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

 명진스님은 “내일모레 총무원에 찾아가 내 승적을 달라고 해서 불태우든 찢어버리든 하겠다.조계종 승려로 남는 것을 포기하겠다”고 말했고,실제로 8일 오전 총무원을 찾아 자신과 봉은사 스님 몇명의 승적부를 달라고 요구하다가 응하지 않자 돌아갔다.

 명진스님의 이런 언행은 직영사찰 지정과 관련한 논란에 대해 사과하고 조계종 화쟁위원회가 제시한 중재안을 받아들이겠다고 밝힌 지난달 24일의 발언을 뒤집는 것이다.

 이런 논란과 관련,봉은사 문제를 중재해온 화쟁위원회 위원장 도법스님,부위원장 원택스님,봉은사 소위원장 지홍스님은 8일 오후 기자간담회를 열어 “명진스님의 발언과는 상관없이 직영사찰 지정과 후임 주지 선임을 위한 행정절차는 총무원이 애초 밝힌 예정대로 진행하자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도법스님은 “총무원이 9일 종무회의에서 봉은사 직영사찰 지정안을 의결한 후 후임 주지 인사추천권을 화쟁위에 위임하면,양측에 제시했던 중재안대로 봉은사 현 부주지 진화스님을 후임 주지로 추천하는 계획을 예정대로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명진스님과 개인적인 친분도 두터운 도법·원택·지홍스님은 명진스님의 일요법회 발언에 대해 “봉은사 문제는 중재대로 잘 마무리된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명진스님이 갑자기 왜 그런 발언을 했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이들은 “명진스님이 재임하는 방안은 이미 물 건너간 것으로 정리가 됐고,이후 차선책으로 명진스님의 제안을 받아들여 진화스님을 후임 주지로 임명하는 것이 사실상 확정된 상태였다”고 확인하면서 “일요법회 발언은 오해에서 비롯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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