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점수 하락에 교사들 진학지도 난감

수능 점수 하락에 교사들 진학지도 난감

입력 2010-11-19 00:00
업데이트 2010-11-19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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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3 교실 한숨 속 논술 준비 등에 분주

 201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른 다음 날인 19일 교사와 학생들은 가채점 결과를 두고 시험 판세 분석에 바빴다.

 올해 수능의 난도가 매우 높아 모의고사보다 점수가 크게 떨어진 탓에 교사들이 진학 지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날 오전 9시께 서울 양천구 강서고의 고3 교실에서는 학생 30여명이 가채점 결과를 적은 종이를 담임교사에게 적어냈다.

☞ 201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시험문제 및 답안 보러가기

 3학년 이과반을 맡은 황병원 교사는 “9월 모의고사에 비해 다소 어려워진 것 같다.특히 외국어와 수리가 2∼3점씩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점수대가 달라져 대입 지원에 혼선이 빚어질 것 같다”고 전했다.

 최상위권에 속했다는 유모(18)군은 “작년 수능보다 더 어려웠고 원점수로 약 10∼15점은 떨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같은 시각 종로구 배화여고에서도 예상 점수 파악이 한창이었다.일부 학생은 ‘점수가 잘 안나왔다.재수를 해야겠다’며 안타까운 표정을 짓기도 했다.

 학생들한테서 결과지를 걷던 원종범 교사는 “수리가 다소 어려웠고 EBS 연계 문제가 변형된 것이 많아 수험생들이 애를 먹었을 것”이라며 “가채점이 평소보다 오른 학생은 잘 볼 수 없었다”고 전했다.

 이 학교의 3학년 부장을 맡은 이태준 교사는 “학원의 ‘등급컷(특정 등급을 받는 데 필요한 최소점수)’이 다소 높게 나와 판단이 쉽지 않다.자기 점수가 못 나온 것인지 묻는 학생이 많다”며 난감해 했다.

 강남구 중산고의 김광문 교감은 “최상위권 학생들이 점수가 안 좋게 나와 낙담하는 사례가 많다.난도가 높으면 재수생 강세 현상이 커지는 만큼 진학지도에 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많은 학생은 가채점 결과와 관계없이 막바지 입시에 온 힘을 다하겠다며 밝은 모습을 보였다.

 강남구 숙명여고에서 만난 김모(17)양은 “교대를 지망할 계획인데 논술 준비를 하고 책을 많이 읽을 예정이다.시간이 되면 제대로 놀고도 싶다”고 말했다.

 같은 학교 오모(18)양은 “수시에서 최대한 많은 학교를 지원할 생각이다.수능 당일은 아이들이 다소 침울해하기도 했지만,시간이 지나니 점수와 관계없이 홀가분하다는 반응이 많다”고 전했다.

 배화여고 이모(18)양은 정시에 지원하려고 논술학원을 등록했다고 한다.이양은 “내신도 빠뜨릴 수 없어 내일 치러질 기말고사도 대비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수시전형에 합격해 여유를 갖는 학생들도 있었다.

 강서고의 박모(18)군은 “수시에서 이미 합격이 확정됐다.집에서 쉬면서 시간을 어떻게 보낼지 생각할 예정이다”며 느긋한 표정을 지었다.

 EBS 연계율이 70%에 달했지만 어려운 문제가 EBS 교재 밖에서 많이 나와 성적에 영향을 미쳤다는 반응도 있었다.

 숙명여고의 중위권 학생인 김모(18)양은 “EBS가 연계된 70%는 너무 쉽고 연계가 안 된 30%는 너무 어려웠다.EBS에서 나온 문제는 첫 줄만 읽어도 답을 예측할 수 있는 사례도 있었다”고 전했다.

 김양은 EBS 교재를 모두 사서 열심히 공부했지만,비 연계 문항에서 고전해 점수가 20점 이상 낮아진 것으로 보인다며 속상해했다.

 같은 학교 이모(19)양도 “외국어도 EBS 교재 밖의 문제가 특히 어려웠다”며 맞장구를 쳤다.

 강서고의 유모군은 “EBS에서 나오지 않은 문제를 얼마나 잘 맞추느냐가 고득점 여부를 결정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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