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 “‘쾅쾅’ 굉음에 수십명 긴급대피”

관광객 “‘쾅쾅’ 굉음에 수십명 긴급대피”

입력 2010-11-23 00:00
수정 2010-11-23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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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쾅쾅’ 굉음에 수십명 긴급대피”

“‘쾅쾅’하는 굉음이 들리면서 갑자기 마을에 불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23일 오후 연평도를 관광 중이던 김모(29)씨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북한의 해안포 도발 현장을 생생하게 전했다.

 김씨는 다른 관광객 약 수십명과 함께 해안포 공격을 받은 연평도 마을 건너편 선착장에서 배에 올라탄 상황이었다.

 그는 “큰소리를 내며 15발 정도 포탄이 떨어지자 마을에 연기가 나기 시작했다.6~7발이 떨어진 다음부터 관광객들 사이에 공포감이 감돌았고,육지쪽으로 대피하기 시작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나 대피 과정에서 관광객의 인명피해는 없었다고 전했다.

 김씨는 “바다에서 빠져나오면서 북측이 쏜 것과 다른 5~6차례의 대공사격 소리를 들었다.우리측의 대응사격인 것으로 보였다”고 말했다.

▲동영상 연평고교 김승규(18)군 제공

[현장사진] “온동네가 불바다” 연평도에 北 포탄

●주민들 “쾅! 소리 나더니 온동네가 불바다”

23일 인천 연평도에서 북한이 발사한 포탄 수십발이 떨어지면서 주민들이 대피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우리 군과 연평도 주민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34분께 포탄 여러 발이 연평도 민가에 떨어져 곳곳에서 불이 났다.

 주민들은 면사무소 직원들의 지시에 따라 섬에 마련된 방공호 등으로 대피했고 우리 군과 경찰 당국은 인명피해를 조사 중이다.

 연평도 주민 김모(35)씨는 “집 안에 있었는데 갑자기 쾅 소리가 나면서 밖에 나와 봤더니 온 동네가 불바다가 됐다”라며 “다른 주민들과 함께 방공호에서 대피 중인데 두려움에 떨고 있다”라고 말했다.

 주민 이모씨는 “포탄이 떨어진 뒤 안개가 낀 것처럼 사방이 뿌옇고 어둡다”라며 “지금도 포 소리가 간간이 들리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씨는 “다행히 오전에 출항했던 어선들은 낮 12시를 기해 모두 섬으로 돌아왔기 때문에 포 사격 당시 바다민간 어선은 없었던 걸로 알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인천해경 연평 해경출장소장 김운한씨는 “산과 마을 전체가 불에 타 연기로 휩싸여 있다.주민 모두 대피소로 대피하고 있어서 누가 불을 끄고 있는지 파악이 안 된다”라고 말했다.

 현재 군부대 진지에 다른 주민 50여명과 함께 대피해 있는 박철훈(54)씨는 “어머님이 인천에 나가셔야 하고 짐도 부칠 게 있어서 부두에 나갔는데 여객선이 접안함과 동시에 포탄이 떨어지기 시작했다”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박씨는 “면사무소 직원과 파출소 직원들이 차를 타고 다니면서 대피 방송을 하고 있다”며 “주변에 다친 사람은 없는데 지금도 산불이 계속 번지고 있어 큰일”이라고 걱정했다.

 박씨는 이어 “현재 주민 피해상황이 어떠냐”라며 역으로 취재 기자에게 현지 상황을 물어보기도 했다.

 3일전 개인 사무를 보러 인천에 나와 있다는 장웅길 중부리 이장은 “집에 전화를 했더니 가족들이 다 대피해 있다고 한다”며 “주변에 다친 사람은 없다고 하는데 대피소에 있어서 그런지 제대로 연락이 닿지 않는다”라고 안타까워했다.

 소연평도에 사는 박재환(55)씨는 “소연평도는 괜찮다”며 “그래도 혹시 몰라 주민 중 젊은 사람들은 방공호에 남아 마을을 지키고 있고,나이 드신 사람은 산 넘어 해수욕장으로 대피해 있다”라고 전했다.

 박씨는 “지금 포 소리는 그쳤는데 계속 산불이 나고 있다.연평도 마을은 연기 때문에 보이지 않는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연평도에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소연평과 대연평도를 합쳐 모두 932가구 1천780명이 살고 있다.

●연평도 지역 배전선로 화재…420가구 정전

북한의 서해 연평도 포격 도발로 연평도 지역 배전선로 2개가 화재로 끊어지고,420호가 정전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지식경제부는 23일 최경환 장관 주재로 정부과천청사에서 긴급 1급회의를 열고,연평도 포격에 따른 피해 상황을 점검했다.

 한 참석자는 “연평도에는 현재 3천350㎾ 규모 발전소가 운영중”이라며 “배전선로 2개가 화재로 끊어졌고,이로 인해 924가구 가운데 420가구가 정전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복구자재와 인력은 현지에 주재하는 상황이지만,대피령이 내려져 현재 복구 작업은 진행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경부는 일단 김정관 에너지자원실장을 반장으로 비상대책반을 가동하고,24일부터는 안현호 1차관을 중심으로 산업시설 대책반을 운영할 방침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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