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만원 넣었는데 충전 안돼”…경찰 수사
지하철역에 설치된 교통카드 무인충전기에서 남의 돈으로 자신의 카드를 충전해가는 황당한 사건이 발생해 주의가 요구된다.9일 서울지방경찰청 지하철경찰대와 서울메트로 등에 따르면 대학생 김모(23.여)씨는 지난 5일 오후 3시15분께 지하철 2호선 강남역에서 교통카드를 충전하려고 무인충전기에 현금 5만원을 넣었다.
김씨는 평소처럼 교통카드가 들어있는 지갑을 통째로 충전기 위에 올려놓고서 충전이 다 됐다는 신호음에 지갑을 집어들었다.
하지만 김씨는 교통카드를 찍고 개찰구를 빠져나가려다 깜짝 놀랐다. 잔액이 충전하기 전의 2천650원 그대로였기 때문.
전산 오류라고 생각한 김씨는 역무실에 문의했고 역무원은 충전기의 사용 내역을 살펴보다가 김씨가 투입한 5만원으로 다른 사람의 교통카드가 충전된 사실을 확인했다.
강남역 측은 CCTV 화면에서 김씨가 충전기를 사용한 때를 전후로 한 남자가 여러 대의 충전기 근처를 기웃거리며 수상한 행동을 하는 것을 보고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이 남자가 일부러 자신의 교통카드를 미리 충전기에 올려놓고서 다른 사람이 돈을 넣기를 기다렸다가 결재되도록 했을 개연성이 있다고 보고 이 남자를 찾고 있다.
교통카드를 제작하는 ㈜한국스마트카드 관계자는 “카드 두 장을 겹치면 대부분 오류가 나서 충전이 안 되지만 경우에 따라 먼저 인식된 카드에 충전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메트로도 “다른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충전기 앞에 안내문을 붙이는 등 조치를 하고 필요하면 시스템을 점검하겠다”며 “고객이 먼저 확인을 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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